• [레져/여행] 가장 가까운 일본 규슈 사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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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2.13 0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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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료칸의 70대 주인장은 ‘칠갑산’을 불러주었다

어디를 가든 일본은 오래됐다. 료칸 건물은 100년이 넘었고, 온천은 1300년 전에 발견됐다. 14대째 도공, 4대째 어릿광대가 여행자를 맞이했다.
사가(佐賀)현은 규슈 북단의 한적한 지방이다. 농업, 축산업이 주요 산업이고 인구는 약 86만명. 양 옆의 후쿠오카, 나가사키현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지만, 가까운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최근 발벗고 나섰다.

요요가쿠(洋洋閣)는 100년 전통의 료칸이다. 오래된 료칸의 풍치만큼 흥미로운 건 그곳 사람의 이야기였다. 주인 오코치 아키히코(75)는 처음 만난 객에게 한국과의 인연을 들려주었다. 젊은 시절, 전남 여수의 지역 단체와 교류가 있었는데, 그때 만난 한 젊은이와 의형제를 맺었다. 그러나 한국인 동생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코치는 장례식 참석을 위해 비행편을 알아봤으나, 일본의 시골 마을에서 여수까지 제 시간에 도착할 길이 없었다.

한국의 친구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당신이 오겠다면 장례식을 하루 늦추겠다”고 했고, 오코치는 기어코 의동생의 상여를 볼 수 있었다. 감동받은 한국 동생의 어머니는 “이제 너를 아들처럼 여기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려고 아껴두었던 비녀는 지금 오코치의 아내인 하루미(64)가 갖고 있다. “한국을 미워하는 일본인, 일본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중재하겠다”는 오코치는 ‘칠갑산’을 멋들어지게 불러주었다. 샤브샤브를 위해 내놓은 쇠고기는 마블링이 기가 막혀서, 끓는 육수에 넣기 아까울 정도였다. 오코치 부부 모두 한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의 큰아들도 이 료칸에서 일하고 있다.

요요가쿠가 단아했다면, 온야도 지쿠린테이(御宿 竹林亭)는 으리으리했다. 원래 지쿠린테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천황이 묵고간 이후 ‘온야도’가 추가됐다. 한국 배우 최지우도 숙박했다고 한다. 객실이 딱 11개만 있는 이 료칸은 지역 최고 수준이다. 뒤뜰로 나가면 바위산이 온화하게 솟아있다. 봄철엔 이 정원을 방문하는 사람만 80만명이라고 한다. 지형을 살려서 건물을 짓다보니, 처음 방문한 사람은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한 복도가 펼쳐져 있다.

온천도 사가현이 내세우는 주력 상품이다. 특히 우레시노시의 온천은 일본 3대 미백 온천이라고 한다. 와타야 벳소는 료칸이라곤 하지만 1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이라 요요가쿠나 지쿠린테이같이 고전적인 맛은 없었다. 이곳 영업부장은 “오늘밤 온천을 하면 내일 (예뻐져서) 못알아볼지도 모른다”며 넉살을 떨었다. 안내문에 나와있는 대로 비누칠도 하지 않고 수건으로 물만 톡톡 두드려 닦아내고 잠들었는데, 이튿날 아침이 되니 정말 피부가 좋아진 것 같았다.

사가현은 부산과 잇는 해저 터널 구상이 나올 정도로 가까운 곳이라 한국과 인연이 많다. 조선 시대에는 악연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을 위해 전국의 다이묘(大名·지역 영주)를 불러 모아 진영을 구축한 나고야성터가 이곳에 있다. 나고야성은 임진왜란, 정유재란이 벌어진 7년 간만 존재했고, 이후엔 각 다이묘가 성을 해체해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으로 가져갔다. 옛 성터에 솟은 이름 모를 풀들이 봄을 재촉하고 있었다. 나고야성 박물관에는 거북선과 일본 군선인 아타케누에가 10분의 1 크기로 축소돼 나란히 전시돼 있다. 도자기 마을도 들를 만하다. 아리타는 규모가 크고, 이마리는 산세가 아름다우며 거리가 아기자기하다. 아리타에는 임란 때 끌려온 조선 도공 이삼평의 14대손이 여전히 도자기를 만들며 살고 있다.

여행길잡이
한국에서 사가현 직항은 없다. 인천에서 사가현 인근 후쿠오카로 매일 비행편이 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JR 나가사키 선을 이용해 특급열차로 약 40분, 사가행 고속버스는 1시간이 소요된다. 사가현은 한국어 홈페이지(www.welcome-saga.kr)도 운영하고 있다. 지도, 교통편, 관광 코스, 먹을 거리 등이 상세히 나와 있다. 료칸에서 숙박하면 저녁과 아침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따로 식사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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