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뭘 해도 안되는 취업, 학생으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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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2.06 09: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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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졸업유예… 늘어나는 ‘대학 5학년생’

서울 ㄱ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강모씨(26)는 다음달 대학교 ‘5학년’이 된다.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고, 더 공부할 과목이 남아 있지도 않지만 지난 학기에 일부러 F학점을 받아 졸업시기를 늦췄다. 지옥 같은 취업대란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등록금을 내기 위해 다시 집에 손을 벌려야 하는 게 문제이지만 다른 선택이 없다. 강씨는 지난해 회사 40곳에 지원서를 냈다.

그중 5곳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떨어졌다. 8학기를 마칠 무렵 졸업 이수학점인 130학점보다 많은 132학점을 취득할 예정이던 강씨는 일부러 3학점짜리 한 과목의 시험을 보지 않았다. 아예 교수를 찾아가 “F학점으로 성적처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졸업예정자였던 서울 ㅅ대 4학년 임모씨(26)도 6학점을 더 듣기 위해 10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9학기에 등록했다. 부모님에게는 “전공을 3개나 하기 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 졸업생보다는 졸업예정자가 더 유리 =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졸업을 유예하는 대학 4학년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며 학교에 남으려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근 전국 4년제 대학의 일반 휴학률(군 입대 휴학 제외)은 15.13%로 나타났다. 종전 11~12%대였다가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15%대로 치솟았다.

졸업을 늦추는 것은 졸업예정자가 졸업자보다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졸업 후 구직기간이 길어지면 회사에서도 무능하거나 실패자로 보는 경향이 많다”며 “부족한 ‘스펙’(취업조건)을 높일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도서관·기숙사 등 학교시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 마지막 학기 동안 이수해야 할 학점이 얼마 안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4학년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취업준비에 투자할 수 있다. ㄱ대 경영학과 4학년 서모씨(26)는 “학교에라도 다녀야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 어떤 자격증·경력도 무위 = 수도권 사립 ㄱ대 4학년 유모씨(26)는 지난 4년간 ‘취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했다. 2학년때 모의국제회의를 기획했고, 환경운동연합에서 국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과테말라 대사관과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해 경력도 쌓았다. 카투사로 군 복무를 하며 영어공부를 한 덕에 토익(925점)과 토플(PBT 627점) 고득점을 받았고 도이치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워드프로세서 1급, 컴퓨터 활용능력 2급, PC정비사 2급, 정보처리 기능사 2급 자격증을 줄줄이 땄다. 그러나 유씨는 아직도 취업을 못했다. 지난해 9월부터 60여곳에 원서를 냈지만 단 1곳만 서류전형에서 통과했다. 유씨는 또다른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컴퓨터 활용능력 인증시험과 한자능력검정시험의 최상급 자격증이 목표다.

ㄴ대 경제학과 4학년 이모씨(25)는 지난해 2학기부터 휴학을 하고 취업준비에 ‘올인’ 중이다. 컴퓨터 활용능력 인증시험, 증권투자상담사 시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취업 안돼 졸업을 미루는 사람들을 보니 더 준비해서 취업시즌을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상반기가 워낙 힘들다고 해 휴학을 연장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올해 취업시장에 뛰어들 대학 졸업자는 55만6000명. 지난해 12월 신규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만2000명(0.1%)이 줄어들어 최근 5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에는 조선·건설 업종 등에서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취업지망생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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