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우리 연극 웃다가 웃음이 쏙 들어갈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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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2.04 09: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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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연극 ‘아일랜드’ 조정석·양준모

뮤지컬계에 ‘패밀리가 떴다’. 연극 <아일랜드>를 통해 뭉친 이들은 동갑내기 뮤지컬 스타 조정석(사진 왼쪽)과 양준모(29)다. 2004년에 데뷔한 두 사람은 뮤지컬 <이블데드>의 무대에 함께 선 적이 있다. <아일랜드> 연출을 맡은 임철형도 <이블데드>의 연출자였다.

“뮤지컬계에 패밀리가 있는데 그 멤버 가운데 연출자까지 세 명이 함께하게 됐어요. 몇해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얘기를 들어왔고 언젠가는 연극무대에 서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터라 하게 됐죠.”(조정석)

‘꽃미남’으로 불리는 조정석은 수염까지 기르며 <아일랜드>를 통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는 자신을 스스로 관찰 중이다. 웃으면 눈가에 잡히는 세 줄의 주름부터 인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인물 존을 통해 변화될 내면까지 거울로 자주 들여다본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그는 <그리스> <내 마음의 풍금> <대장금> 등에서 밝은 역할을 해와 그의 팬들도 잔뜩 궁금해하고 있다.

윈스톤 역을 맡은 양준모는 “노래가 없고 마이크를 쓰지 않는 점 말고 연극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다. 뮤지컬 배우가 연극에 도전한다는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노래가 까다롭고 어렵기로 소문난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공연한 탓인지 “노래가 없어 정말 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연출가 임철형은 “그동안 양준모는 우직한 스타일로, 조정석은 좀 가벼운 이미지로 비쳤지만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얼굴들이 많이 바뀌었다”며 “두 사람 모두 뮤지컬에서 1인극이나 2인극을 한 경험이 있는 배우로 이들의 팽팽한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귀띔했다.

<아일랜드>는 2인극으로 1977년 국내에 초연된 작품이다. 당시 사회상과 맞물려 종전 <에쿠우스>가 갖고 있던 장기공연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제작으로 연일 매진됐다. 남아프리카에서 백인들에게 멸시 받고 감옥에 갇힌 흑인들의 아픔을 리얼하게 그리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정의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각색된 이번 공연은 언론과 집회·시위의 자유가 억압된 상황으로 설정됐다. 죄수 윈스톤과 존이 등장하지만 인종차별을 받는 흑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교도관 대신 감방의 감시 카메라가 이들을 통제한다. 2009년 1월 서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가까운 미래 어디쯤으로 상상해도 좋다. 원작의 주제가 지금 우리 사회상황과 맞물려 제작진은 지인들로부터 요즘 “몸조심하라”는 말까지 듣고 있단다. 연출가는 원작의 무게에다 코미디의 장기를 살려 재미있게 그릴 생각이다.

“심각하기보다는 진지한 작품이에요. 이유도 모르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윈스톤은 순박한 인물이죠. 정치적 색깔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의가 뭔지도 모르지만 죄수들이 극중극으로 펼치는 <안티고네>를 하면서 차츰 변화하게 되죠. 이 작품을 통해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될 것 같아요.”(양준모)
“작품 속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네가(윈스톤) 무대에 나가면 물론 그치들은 웃을 거야.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해둬라. 그놈 중에 끝까지 웃을 놈은 한 놈도 없을 거다. 웃다가 웃음이 쏙 들어갈 거다.’ 이 작품이 정말 관객들에게 그럴 것 같습니다.”(조정석)

공연 시작에 앞서 두 사람은 스포츠형으로 짧게 두발을 자를 예정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깊은 내면까지 적나라한 모습의 그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연극을 끝낸 후 조정석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양준모는 <오페라의 유령> 등 올해 손꼽히는 기대작에 나올 예정이다. <아일랜드>는 2월14일~4월5일 대학로 SM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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