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새해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 기대주 강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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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1.07 0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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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담은 배우.’

강태을(29)은 새 날에 떠오른 태양처럼 강렬하다. 눈빛도 자세도 폭풍이 몰아친 대도 꿈쩍하지 않을 것만큼 단단해 보인다. 게다가 그의 팬들은 스케일이 커서 팬카페 이름을 아예 ‘태양을 담은 배우’로 작명했다. 지난해 혜성같이 나타난 그는 <대장금>의 조광조, <록키호러쇼>의 프랑큰 박사 역으로 두 작품만으로 뮤지컬계에서 2009년 가장 기대되는 배우로 떠올랐다. 올해 기대작 중 하나인 프랑스 라이선스 뮤지컬 <돈 주앙>의 주인공도 진작에 거머쥐고 연습이 한창이다.

“지난 봄 일본에서 돌아올 때 많이 두렵고 떨렸는데 역시 한국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니 정말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한 작품씩 할 때마다 진짜 뮤지컬 배우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설레요.”
강태을은 일본의 시키극단 출신이다. 서울예대 연극과 재학 때 시키극단으로 연수를 갔다가 2004년 단원이 돼 4년간 일본에서 배우로 활동했다. 시키극단이 한국에서 <라이온킹>을 공연했을 당시 형의 왕권을 빼앗으려는 무파사 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국내 팬들이 하나둘 생겨났지만 배우보다 캐릭터가 드러나는 작품 특성상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일본에서 단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목표가 있었어요. 기어코 <캣츠>의 멍커스트랩 역을 따낸 후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요. 그런데 지난해 3월 그 역을 맡아 무대에 섰어요. 더이상 미련둘 필요가 없었죠.”
<캣츠>에서 멍커스트랩은 리더 고양이로 작품을 이끄는 핵심 역할이다. 강태을은 그만큼 시키극단에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극단 청소와 함께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쉴틈없이 재즈·발레 등 춤의 기본기와 노래실력을 쌓으며 노력한 결과다.

“그런데 캐릭터의 정해진 틀 안에서만 연기해야 하는 일본 무대가 답답하긴 했어요. 하지만 시키에서 얻은 게 많습니다. 우선 작품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자기관리도 배웠죠. 배우 한 명이 적어도 5개 작품의 배역을 익혀서 어느 때든 무대에 오를 수 있어야 하니까요. 발레와 재즈 기본기 덕분에 어떻게 하면 무대 위에서 더 커보이고, 더 멋진 자세와 춤을 보일 수 있는지도 터득했어요.”

<돈 주앙>은 오만과 자신감에 찬 귀족 청년 돈 주앙의 얘기다. 진실한 사랑과 삶보다는 한순간의 쾌락과 결투, 승리를 쫓는 돈 주앙은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며 잘못된 삶을 깨닫게 된다. 스페인 플라멩코의 정열적인 춤을 선보이며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돈 주앙은 한순간에 숱한 여성을 홀리는 강렬한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오디션 심사에 참가한 프랑스 연출진은 주저없이 강태을을 손꼽았다고 한다. 당당하고 거침없어 보이는 모습 외에도 인간적인 고뇌로 마지막 순간 죽음을 택하는 돈 주앙의 내면 또한 뛰어나게 연기해냈기 때문이다. <돈 주앙>은 오는 2월 성남아트센터, 7월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하늘을 울려라!’ 배우는 타고난 게 많은 직업 중 하나이지만 타고난 것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요. 그래야만 하늘도 감동받는다고요.”
처음엔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여겼다. 그러나 일본에서 배우가 되겠다며 갖은 고생을 할 때 비로소 가슴에 와닿았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강만홍씨는 미국의 오프오프 브로드웨이를 무대로 삼는 라마마 극단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강태을이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해 연기부터 익히라고 조언한 이도 아버지다. 강태을은 고교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으나 작은 키(180㎝) 때문에 포지션에서 계속 밀려나다가 결국은 벤치에만 앉아있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그 때도 별로 좌절하지 않았어요. 농구를 접고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고 반 친구들과 록그룹을 만들며 다른 꿈을 꾸었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노력하면 또 새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좋은 배우로 기쁨과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 올해도 여러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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