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안치환, 노래의 풍경을 달다…시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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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2.29 09: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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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을 노래하다’ “그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는 마치 ‘마이크라는 종메’를 들고 ‘노래라는 에밀레종’을 힘껏 치는 것과 같다. 그 이후 나는 ‘안치환이라는 종’의 종소리를 내기 위한 항아리가 되고 싶었다.”

에밀레 종소리를 무척 좋아한다는 정호승 시인은 언젠가 가수 안치환의 노래를 들으며 에밀레 종소리를 떠올렸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시가 그의 노래를 통해 맑고 고운 종소리로 다시 탄생됐다며 시인으로서 “행복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가수 안치환이 최근 내놓은 시음반 ‘정호승을 노래하다’는 두 사람이 맺은 인연의 산물이다. 그가 최초로 만든 정호승의 시노래 ‘우리가 어느 별에서’로 인연은 시작됐고, 이후 두 사람은 시노래 모임 ‘나팔꽃’에서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그동안 선생님 시로 된 노래들을 모아 음반을 내고 싶었어요. 시기를 고민하다가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지금도 노래들이 충분하다고 여겨서 하겠다고 했어요.”(안치환)

안치환은 과거에도 고 김남주 시인의 시음반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은 외로웠던 그때와 달리 편안하고 기뻤다. 시인에 대한 헌정음반이 아닌, 두 사람이 주고받는 ‘선물’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음반에는 그가 작곡한 신곡 ‘고래를 위하여’ ‘풍경 달다’와 그의 옛 음반에 실린 ‘강변역에서’ ‘수선화에게’ ‘맹인부부가수’, 그리고 다른 뮤지션이 발표한 바 있는 ‘이별노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물꽃’ 등 총 14곡을 담았다. 정호승 시인의 시낭송 ‘연어’도 마지막 트랙에 수록됐다.

민중가요의 기수로 불리는 안치환이지만 그의 노래의 근간은 사람의 가슴을 보듬는 ‘서정’이다. 이는 정호승 시들이 갖는 슬픔과 외로움, 그리움 등과 맞아떨어진다. “시가 노래가 되면 그 시는 새로운 얼굴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게 됩니다. 때문에 시가 노래화됐을 때 시의 문학성이 커지는 것보다 작곡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정호승)

정호승 시인의 작품 외에도 다양한 시들을 노래로 만들어 온 안치환은 “솔직히 시보다 더 좋은 가사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불순한 의도로 시를 읽는다”며 웃었다. “제 노래 ‘강변역에서’처럼 과거에는 문제의식 없이 원시를 많이 고쳤어요. 한데 30여곡을 작곡해보니 제 음악적 장르에 잘 맞는 시를 골라 원시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만든 노래가 궁합이 맞는 노래더군요.”(안치환)

두 사람은 이번 음반에 실린 곡 가운데 ‘풍경 달다’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았다. 정호승 시인은 “짧아서 내 시 가운데 유일하게 외우는 시”라며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더라”고 말했다. 실제 풍경 소리가 삽입된 이 노래는 피아노의 차분함과 아쟁의 애달픈 음률이 오버랩되며 ‘처마 끝 풍경’과 같은 처연함이 마음에 울려퍼진다. 안치환은 “ ‘풍경 달다’는 시와 노래가 잘 만난 경우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을 곡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고래를 위하여’ ‘인생은 나에게~’ 등은 안치환의 칼칼한 목소리와 특유의 시원스러움으로 대중이 따라부르기 좋은 곡이다.

안치환은 ‘정호승을 노래하다’ 음반 발매와 관련해 오는 26~27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콘서트를 한다. 정호승 시인도 이 무대에 함께 서 안치환의 대금 연주에 맞춰 시 ‘연어’를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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