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1930~40년대 유럽이 바라본 르네상스의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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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2.16 08: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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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1·2 ▲라파엘로, 정신의 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랑

조반니 파피니 등 | 글항아리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의 전기는 무수히 많다. 역사상 위대한 시대와 중요한 사건에 대한 해석이 계속 달라지듯이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바라보는 후대 학자·작가들의 시각 역시 변화,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다는 게 때로는 선택을 어렵게 한다. 어떤 게 진짜 미켈란젤로이고 어떤 게 진짜 라파엘로일까. 물론 정답은 없다.

이번에 나온 세 권의 전기는 1930~40년대 유럽에서 출간된 것이다. 당시는 책 인쇄기술에서 사진에 근접한 단색도판 복제술이 거의 완성되면서 전기와 미술책자들이 쏟아져나온 시기다. 따라서 저력 있는 필자들이 갓 찾아낸 사료와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거장들의 삶과 예술을 복원한 명저들을 발표했다. 초창기 저술이어서 나중에 달리 밝혀진 부분도 있으나 초기작과의 차별을 위해 덧칠하고 첨삭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후대의 전기에 비해 순수하고 명징한 게 특징이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예수·괴테·아우구스티누스 등의 전기를 쓴 전문 전기작가이자 미래파와 파시스트 운동에도 참여했던 이탈리아의 조반니 파피니(1881~1956)가 말년에 수도원에서 은거하면서 쓴 역작이다. 파피니 자체를 조명한 전기도 두 권이나 나왔다. 미켈란젤로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젖은 성모를 재현한 ‘피에타상’, 반항적인 청년으로 다시 태어난 구약성서의 다윗 등으로 유명한 천재조각가다.

그런 미켈란젤로를 파피니는 철저히 그 시대의 맥락과 인간관계 속에 놓고 바라본다. “우리처럼 그보다 아주 오래 뒤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예술이 예술가보다 더 중요하다. 요즘 이탈리아 비평의 가장 어리석고 치명적인 실수는 작가의 삶과 기질, 시대와 장소, 그가 성장하고 생각하고 일했던 환경을 헤아리지 않고도 유명한 작품을 꼼꼼히 분석하고 해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비판을 하면서 파피니는 미켈란젤로를 둘러싼 사건과 친구, 친지와 반목, 약점과 불운, 출세와 고백 등을 ○○○는다. 15세기를 살았던 교황, 정치가, 예술가, 문인, 일꾼에 이르기까지 수백명의 조연을 통해 미켈란젤로의 실체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라파엘로, 정신의 힘> 역시 16세기 초반 정신세계의 선구자로서 라파엘로를 바라본다. 회화의 교과서라고 할 만한 걸작을 남긴 라파엘로에 대해 저자인 프레드 베랑스(1889~1977)는 “그를 해석하고 그가 표현하려 했던 것을 이해하며 그를 사랑하기를 배우자면, 그 추종자들이 그린 수많은 그림을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거장들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라파엘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수집한 다양한 2차 자료를 동원했다. 르네상스의 배경에 대한 해설, 고대사상과 예술에 대한 이해 등으로 인해 이 책은 이후 다른 인물의 전기와 르네상스 역사의 집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체코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르네상스 전문 작가다.

앙드레 드 헤베시(1880년 이전~1948년쯤)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랑>은 다 빈치의 출생지부터 사망지까지 그의 행적을 ○○○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쓴 전기다. “레오나르도를 이해하자면 우선 겸손해야 하고 옛날 여행자들이 하던 식으로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저자는 다 빈치에 대한 윤색과 군더더기를 걷어내면서 지식을 갈구하고 사생아로서 사랑에 굶주렸던 구도자로서 그렸다.

이 책들을 번역한 미술평론가이자 사진작가인 정진국씨는 오랫동안 유럽의 책마을과 헌책방을 구석구석 답사하면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쌓여있는 귀중한 원서를 찾았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본문에 수록된 진귀한 먹 도판들은 화려한 이미지에 익숙해진 현대독자들의 눈에 오히려 신선하게 비쳐진다. <레오나르도…> 1만3000원, 나머지는 각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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