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아이들 눈높이서 세상을 바라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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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2.03 09: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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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어린이 교양지 ‘고래가그랬어’ 창간 5주년 맞는 김규항씨
“아들 지민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래가그랬어’ 창간호부터 쭉 읽었습니다. 지민이의 절반은 ‘고래가그랬어’가 기른 셈입니다. 물론 잘 자랐지요. 지민이는 비판이나 비평할 거리가 있을 때 매우 균형 있는 시각으로 보려 합니다.”

월간지 ‘고래가그랬어’(이하 고래) 창간 5주년을 맞아 열독자의 아버지가 발행인 김규항씨(46)에게 보내온 편지다. 잡지이름부터 알쏭달쏭,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초등학생을 주대상으로 한 어린이교양지 ‘고래가그랬어’는 바로 호기심 자체다.

“처음에는 ‘꿈’, ‘봄’ 같은 이름도 생각했죠. 초등학생들을 붙잡고 어느 게 좋으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 ‘고래’가 제일 좋다는 겁니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있대요.”
‘고래는 생태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공식적’ 이유이지만, 사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여서 그렇게 정했다. 잡지 ‘고래’는 철저히 아이들 눈높이에서 만들어졌다.

김씨가 ‘어린이 교양지 발행인’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특히 <아웃사이더> 등의 책과 인터넷을 통해 사회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기에 더욱 그렇다.
“어른 대상의 글을 쓰다 어느 순간 회의를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글이나 생각을 받아들여도 삶에 적용하기 어렵지요. 두번째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서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상품으로 키워집니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빡빡한 학원 스케줄에 시달리죠. 이건 인권탄압입니다. 시장과 경쟁 중심의 가치관을 벗어나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마음 먹었습니다.”

‘고래’는 2003년 10월 1호를 시작으로 지난 11월 60호를 발간하며 다섯돌을 맞았다. ‘고래’의 탄생 과정은 쉽지 않았다. 뜻있는 투자자가 나타났지만, 뜻밖의 사고로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난산을 겪었다. 이젠 어느 정도 운영이 안정됐다. 대부분 정기구독이고, 유료구독자는 4500명이지만 도서관이나 공부방에 비치돼 실독자는 1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학급에서도 인기다. 아이들이 차례를 정해 돌려 읽을 정도다. 인기 비결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도록 한 접근법이다. ‘고래’는 아이들을 닮아 정돈돼 있다기보다는 어수선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많이 넣고, 직접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론 코너를 마련했다. 다루는 주제는 가볍지 않다. 이성 문제부터 국제중 문제까지 광범위하다. 생태, 평화, 연대와 같은 주제들을 만화를 통해 풀어내고 신자유주의적 사회질서에 대해 문제제기한다. 그래서 ‘고래’를 시사잡지삼아 정기구독하는 대학생들도 있다.

김씨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큰딸은 중학교 2학년, 둘째는 초등학교 5학년. 두 아이는 흔한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다.
“첫째는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미대 입학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와 대화했습니다. 석달 전에 딸아이가 입시미술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내린 결론이니 존중합니다.” 아이를 입시 교육에 밀어넣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진정한 예술가가 되는데 무엇이 아이에게 옳고, 실용적인지 따져볼 참이다.

그는 “한국에 직업수가 1만가지라면 부모들이 상정하는 직업은 10개”라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적성을 살펴 알맞은 직업을 생각한 후 성적이나 입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고래부설 교육연구소’를 만들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 부모들의 고민을 연구해 초·중·고 이후의 대안적 교육, 대안적 삶을 모색해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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