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깊어가는 헌재 보수화…‘약자층과 괴리’ 우려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1.26 09:36:22
  • 조회: 414
ㆍ‘종부세 일부 위헌’ 계기 성향 재부각  
ㆍ“기득권 대변” 비판론 … 재판관 구성 다양화해야

헌법재판소가 최근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헌재의 성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헌재가 이명박 정부 들어 보수 쪽으로 쏠리며 ‘소수자’ ‘약자’ 등 사회 각 계층의 다양한 이해를 포괄하는 기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고위 법조인 출신 일색인 재판관들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국 소장이 이끄는 현 헌재 재판부는 1988년 창설 이후 ‘4기 헌재’로 불린다. 민변 회장 출신의 송두환 재판관 등 9명의 재판관 모두 참여정부에서 임명되면서 “진보 색채가 가미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헌재의 성향을 보면 보수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재판관(이강국·김희옥·송두환)이나 중도 성향으로 분류됐던 재판관들조차 종부세에 대해 위헌 입장을 밝힌 것이 ‘우향우’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강국 소장은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명 당시엔 ‘중도’로 분류됐지만 헌재 입성 이후엔 보수적 의견을 주로 내놓았다.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주는 법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의견을 밝혔다. 검찰 출신의 김희옥 재판관과 한나라당 추천으로 임명된 이동흡 재판관도 보수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난 1월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전부 위헌 의견을 내놓았다.

이공현·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중도 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종부세 사건에서는 위헌 쪽 손을 들어줬다.
조대현·김종대 재판관은 개혁적 성향으로 분류된다. 노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17회)로 사법연수원 동기생 모임인 ‘8인회’ 멤버인 두 재판관만이 종부세에 대해 합헌 의견을 내놓았다.

李정부 임기내 8명 교체

민변 출신에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송두환 재판관은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유일하게 전부 합헌 의견을 내놓았고,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한 선거법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위헌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종부세에 대해서는 위헌 쪽에 섰다.
이강국·김희옥·이동흡 재판관 3명이 뚜렷한 보수 성향인 데다 중도로 분류되는 이공현·민형기·목영준 재판관 등도 가세한다면 헌재는 보수의 ‘철옹성’이 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임기 내 9명의 재판관 중 8명이 교체된다는 점도 헌재가 더욱 보수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부채질한다. 헌재는 앞으로 사형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 집시법상 야간집회 금지, 양심적 병역거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형 사건에 대한 위헌심판 선고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역대 재판관 전원 법조인

헌재 보수화의 결정적 이유로는 법조인 출신으로만 구성된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헌법재판관은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법조 경력 15년 이상, 40세 이상의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것이 다양한 시각과 배경을 가진 이들의 헌재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재판관 39명 전원이 판·검사 출신이고, 현직 법관이 바로 임명된 경우도 43.6%에 이른다. 민변의 송호창 변호사는 “시민단체나 노동운동, 경제·기업, 학계, 외교관 등 다양한 직군에서 전문성을 쌓은 이들로 구성을 다양화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임지봉 교수는 “임명권자가 다음 재판관을 임명할 때 과거의 관행처럼 엘리트 판·검사나 자신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는 사람만 임명한다면 보수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적 합의로 풀어나갈 문제까지 재단하는 헌재의 과도한 권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도서출판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대표(정치학 박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행정부와 입법부의 결정이 헌재에 의해 사후에 뒤집힐 수 있는 구조는 헌재에 의한 ‘신탁통치’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헌재 관계자는 “헌법재판은 선거에 의해 집권한 나치 독일에 대한 역사적 반성에 따라 확산된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다수가 선출한 대표가 항상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