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미분양 책임 국민에 떠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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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1.20 09: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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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모기지 우려 정부가 건설사의 유동성 지원 방안으로 내놓은 ‘미분양 펀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빈껍데기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미분양 펀드에 참여할 금융기관, 주택보증사, 건설사 등의 이해가 엇갈리는 데다 건설업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설사와 금융기관의 부실을 국민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도덕적 해이 논란도 일고 있다.

◇미분양 펀드는 탁상행정의 표본

정부가 구상하는 미분양 펀드 사업은 은행·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출자 등으로 펀드를 구성하고, 페이퍼컴퍼니인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이 이 자금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뒤 매각·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SPC는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유동화 채권을 개인 등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채권의 신용을 높이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이 이에 대한 보증을 선다. 가장 큰 문제는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기관이나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들어올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다올부동산자산운용이 만든 미분양 펀드도 시장 침체로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미분양 펀드 자체가 미분양’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건설사로부터 미분양 주택을 되도록 싸게 사야하지만, 이는 건설사 자금 지원이라는 펀드 설립의 당초 취지와는 모순이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가의 60~70% 정도에 매입해야 연 8%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신용등급 BBB급 이상인 중견회사들은 이런 값에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싼값에 미분양 아파트를 판다는 사실 자체가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돼 신용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기존 계약자의 반발과 브랜드 가치 하락도 감수해야 한다.

한 중견건설사의 영업본부장은 “미분양 아파트가 준공되면 저축은행 등에 담보로 활용해 분양가의 60~70%까지 자금을 빌릴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부 구상은 건설업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 논란도

펀드가 구입한 아파트의 운영·관리도 문제다. 우리나라 주택 임대시장은 월세가 아닌 전세가 일반적이어서 사무용 빌딩처럼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펀드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향후 양도차익뿐이다. 결국 집값이 올라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 정책의 기조와 어긋난다.

결국 국토해양부는 10·21 대책에 따라 대한주택보증의 보증 대상에 미분양 펀드까지 포함시켰다. 펀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SPC가 팔지 못한 미분양 아파트를 공공기관이 일정 정도 사주거나 펀드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하는 신용보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건설사와 은행의 부실을 공공기관이나 개인투자자가 떠안는 것이어서 미분양의 단초를 제공한 금융권과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게 된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를 주택보증이 책임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리스크 회피를 위해 주택을 채권화시켜 제2, 제3의 금융기관에 판매했다가 집값 상승이란 전제가 깨지면서 발생한 것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면서 “정부가 미국의 실패한 모델을 답습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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