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논술시험, 배경지식 그다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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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1.19 09:42:40
  • 조회: 10502
ㆍ논제이탈·판박이 답안 오히려 감점요인
ㆍ정확한 독해능력과 자신만의 생각 중요

“아는 게 없으니 쓸 내용이 없다.”
13일 수능이 끝나면 학생들은 곧바로 논술시험 준비에 나선다. 논술시험을 처음 대하는 학생들은 배경지식이 없다며 경제·문화·철학 등 배경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자료부터 찾는다. 또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고 외우는 데 시간을 소비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배경지식을 짜임새 없이 늘어놓기만 하면 ‘판박이’ 답안지밖에 안된다. 논술 시험을 채점한 한 대학 교수는 “모두 같은 학원의 같은 자료로 공부했는지 논거로 서술하는 내용조차 똑같았다”며 “구체적인 분석을 제대로 한 답안지 찾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레카논술’의 조성진 책임연구원은 현행 논술시험에서 배경지식은 그다지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논술문을 작성함에 있어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논술을 단순한 글쓰기로 착각하는 데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어설픈 배경지식은 천편일률적이고 논제 이탈로 흐를 수도 있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9학년도 서강대 예시논술을 예로 들어보자. 이 논술시험의 전반부 문제 중 제시문 [가]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제시문과 관련된 물음은 ‘인간 같은 기계 혹은 기계 같은 인간을 만드는 것에 관한 다음 제시문을 읽고 각 제시문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설명하라’는 것이다. 이때 학생들은 데카르트와 <방법서설>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 ‘합리주의’를 활용해 접근하는 경우 제시문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출제자의 의도와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이 논증 과정에 포함되는 결정적인 우를 범하는 것이다. 이 제시문은 문항의 물음에 비추어 철저하게 ‘인간 같은 기계를 만드는’ 방향에서 이해하고 그 속에서 다른 제시문과의 연관 고리를 찾아야 한다. 논술시험은 기본적으로 수험생의 지식 수준을 체크하는 시험이 아니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 여부,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 파악, 제시문을 활용한 적절한 추론, 제시문 간의 통합적 사고와 이를 통한 대안 제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논술고사에는 여러 개의 제시문이 주어진다.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배경지식인 셈이다. 굳이 배경지식에 대한 대비가 없어도 제시문에 관한 정확한 독해 능력만 갖춘다면 글을 작성하는 데 충분하다. 논술고사의 물음이 주어진 제시문에 국한해 서술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관련된 다른 지식을 서술하는 경우 논제 이탈로 큰 감점을 피할 수 없다. 때로는 인용되는 고전이나 각종 저서의 일부는 저자의 의도와 상반된 견해를 반박하기 위해 예로 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원고지를 눈 앞에 두고 글을 써내려가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하나다. 채점위원 또는 논술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생각이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사실 수험생 입장에서 논술시험을 준비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에 의존하기보다 좋은 텍스트를 꾸준히 읽고 매번 글의 핵심 주장과 논거가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주어진 쟁점과 관련된 거시적인 지형을 파악하고 글에 제기된 관점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그 관점과 주장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를 정리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얻으려는 반복적 시도가 논술 실력을 키워줄 것이다. 짧은 글이라도 자신만의 생각으로 직접 글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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