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가난하면 효도도 못 받는다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학 박사 임춘식
  • 08.11.19 09:40:14
  • 조회: 417
반평생을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이 그동안 소홀했던 자기충전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 ‘하바드대 대학원’.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바드대 대학원’은 ‘하’는 일도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다.

하바드대 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동경대 대학원을 다녔다. ‘동’네 ‘경’로당 이다. 동경대 대학원을 마치고 나니 방콕대 대학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 ‘콕’ 들어박혀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감투도 몇 개 얻었다. 처음 얻은 것은 ‘화백’. ‘화’려한 ‘백’수란 뜻이다. 두 번째 감투는 ‘장노’다. 교회와 상관없는 말로 ‘장’기간 ‘노’는 사람이다. ‘장노’로 얼마간 있으니 ‘목사’가 된다. ‘목’적없이 ‘사’는 사람이 목사다. 불교적인 감투도 하나 썼다.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로석에 정좌하여 눈 감고 참 ‘선’하니 지공선사다. 이상은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은퇴 후 모습’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그대로 묻어난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부정적인 존재로 부각된 것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동하면서 변한 사회 시스템에 근본 원인이 있다. 이전 농경사회에서 공경의 대상이었던 노인은 이제 무기력하고 능력 없는 보호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전통사회에서 노인은 가정에서는 가장, 동네에서는 어른, 사회에서는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후대에 전통을 전수하는 한편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관계를 강화시켰다. 그러나 산업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생산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산업사회에서 느린 노인은 더 이상 인력으로서 활용 기회마저 상실하게 된다.

노년기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무력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노인과 활력이라는 단어는 연계성이 없다는 고정관념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들은 급변하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을 무능력하다고 몰아붙이면서 정작 젊은이들의 유행을 따라가려는 노인을 보면 어른답지 못하다고 비난하거나 의아하게 바라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도 노인들의 지위 상실에 한몫했다. 자녀가 어릴 때는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성적을 좌우한다지만, 자녀가 장성하면 부모의 경제력이 효도의 잣대가 되고 있는 것이 요즘 세태다. 얼마 전 여러 나라의 부모와 성장한 자녀 관계를 조사한 내용을 보면, 부모가 경제력이 있어야 자녀가 자주 찾아오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일수록 자녀가 외면하는 일이 많다는 결과는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