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이제 자녀와 서울을 떠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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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1.10 09:23:03
  • 조회: 361
ㆍ아이들을 사랑해서 오히려 그 삶을 골병 들게 하는 당신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부모님들께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간과하거나 놓치고 있는 자식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핵심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당신은 정말 당신의 아이들을 사랑하십니까?
물론 세상 어디에도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지 않음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물을 필요도 물어서도 안되는 일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물음을 거듭하는 것은 문제의 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일 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여쭙겠습니다. 당신에게 당신의 생명처럼 소중한 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물어볼 것도 없이 당신의 아이들이겠죠. 당신의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물론 생명과 건강일 것입니다. 세상 누구에게 물어도 같은 대답이 나올 것입니다. 왜 이구동성으로 한목소리일까요? 이유는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안전과 건강이 전제되지 않는 아이들의 오늘과 내일의 삶은 고통과 불행일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아마 이쯤되면 결론이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은근히 화가 날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참된 진실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일입니다.

다음은 부모의 생각이나 바람이 아니고 당사자인 아이들의 입장에서 살펴봅시다.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싶어할까요. 일등 부자와 관계없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개성 있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겠습니까, 아니면 일등 부자를 위해 골병 든 몸과 마음으로 개성과 자유를 빼앗긴 무력한 삶을 살고 싶겠습니까. 역시 물어볼 필요도 없는 일이겠지요. 짚어본 바처럼 내용 없는 말과 생각이 아니고 구체적 사실과 진실의 관점에서 보면 결론은 명백합니다.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옳은지는 저절로 분명해집니다.

그런데도 현대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은 어떤가요. 말로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는데 구체적 내용으로는 그들의 삶을 골병 들게 하고 있습니다. 생각으로는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들의 삶을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실상이 어떤지 따져봅시다. 아이들이 병들거나 말거나 개성이 짓밟히거나 말거나, 말 그대로 부자와 일등만 되면 행복하게 될까요?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여유와 자유를 누리면서도 부자와 일등이 될 수 있습니까? 현실적으로 개성 있고 인간다우면서도 부자와 일등이 가능합니까?

얼핏 생각하면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루어진다고 해도 반생명·비인간적입니다. 우리들은 생각과 말로만 가능할 뿐 현실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국론 분열입니다. 그리고 온 국민이 불만과 좌절감에 휩싸이고 불안초조에 시달리게 됩니다. 일상적으로 아이들을 숨막히게 하는 문제들은 비일비재합니다. 엄마와 아빠의 부자·일등을 향한 가치의식과 삶의 방식으로 인해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번창하고, 아이들이 자살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무지와 탐욕이 필연적으로 아이들의 고통과 불행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므로 우석훈 박사는 말합니다.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라면 아이들을 서울에서 낳고 키워서는 안 된다고.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당신이 알고 모르고에 관계없이 당신들이 부자와 일등이라는 허망한 환상을 ○○○는 무지와 탐욕의 가치의식과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결과, 서울의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당신의 가치의식과 삶의 방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지 간추려 봅시다. 당신은 큰집에 살고자 합니다. 그 결과가 서울의 온 대지를 뒤덮고 있는 고층아파트입니다. 당신은 좋은 자동차를 타고 싶어합니다. 그 결과가 서울의 거리를 주차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끊임없이 더 크게 더 많이, 더 화려하게, 더 편리하게를 좋아합니다. 그 결과 자원과 에너지의 위기를 초래함과 동시에 생활쓰레기로 태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신은 부자와 일등을 희망합니다. 그 결과로 불신과 갈등과 대립이 극단적으로 첨예화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틀림없이 생명의 안전과 건강, 일등과 부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말과 생각일 뿐, 실제로는 실현될 수 없는 것입니다. 혹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반생명·비인간적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느끼고 느끼지 못하고에 관계없이 실제상황은 당장 현상으로 나타나고 언어로 설명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고층아파트가 뿜어내는 독성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의 생명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쏟아내는 매연이 당신 아이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마음대로 쓰고 버린 생활쓰레기들이 당신 아이들의 생명과 미래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희망하는 부자와 일등 타령이 당신 아이들의 건강한 기쁨과 자유를 빼앗고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과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 내용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실상이 이런데도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하늘이 준 하나밖에 없는 당신 아이의 생명을 병들고 위험하게 만들면서도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는 말이, 말이 된다고 여기십니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당신은 바보이거나 아니면 제정신이 아니라고밖에 달리 생각할 길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자신을 속이고, 아이를 속이고, 세상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진정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아이들의 생명,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 첫 출발은 반생명·비인간적인 서울을 떠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이들의 교육, 아이들의 희망을 위해 서울을 떠나십시오. 왜냐고요? 일단 서울에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습관화된 우리들의 삶의 방식이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나쁜 조건을 대량 생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상이 이런데도 계속 서울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는 당신의 말이 거짓말임을 증명하는 것일 뿐입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시대 최고의 선은 서울을 떠나는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청합니다. 순례자의 제안을 인간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내내 청안청락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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