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아프리카, 마지막 낙원이 저물지 않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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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0.29 0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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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야생속으로…마크&델리아 오웬스 | 상상의숲

“검은등자칼(늑대류)이다.… 불 근처에 놓아둔 커피잔으로 슬그머니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녀석이 커피잔을 문 채 고개를 드는 바람에 잔이 코에 걸쳐졌다. 자칼은 잔을 떨어트리고는 좌우를 살핀 뒤 천연덕스럽게 야영장을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살폈다. 그러더니 우리를 힐끗 쳐다본다. ‘나중에 또 올게’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그날 우리는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야생의 낙원을 해치지 않겠다고.”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사람이 무섭지 않은 아프리카의 야생동물.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열정을 순수하게 지켰던 두 명의 생태학자. 도시인들에겐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 이야기. <야생속으로>는 대학원생이었던 20대 생태학자 델리아와 마크 오웬스 부부가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인 아프리카 중부칼라하리 디셉션 밸리에서 야생동물과 7년간 생활한 기록이다.

마크와 델리아는 아프리카의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연구하고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전재산을 경매에 부치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00달러를 손에 쥐고 1974년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무모하게 모험을 감행할 만큼 야생에 대한 그들의 열망과 사랑은 순수했다. 살인적인 더위와 추위, 넉넉지 않은 음식, 기약없는 연구성과, 외로움 등을 감수하며 그곳에 머물렀다. 물통 속에 새가 떨어져 썩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 물을 마셔 심하게 앓았던 이야기, 들불이 차에 옮아붙어 폭발할 뻔한 이야기 등은 야생 동물과 어울리며 행복했던 순간, 야생 동물의 알려지지 않은 습성을 확인하던 순간의 기쁨을 묘사한 것에 비하면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기록돼 있다.

특히 갈색하이에나에 대한 그들의 연구는 독창적인 성과로 꼽힌다. 갈색하이에나가 공동으로 새끼를 키우고, 혈연관계를 맺지 않은 암사자들이 새끼들에게 함께 젖을 먹인다는 사실 등은 오랫동안 현장에서 연구해야만 알 수 있는 사실로 평가받는다. 자칼, 사자, 들개, 누 등에 대한 관찰 기록도 동물 안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생존 법칙, 동물들과 그들이 주고받은 정 등이 어울려 한 편의 드라마틱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낸다.

자연보호구역에 버젓이 나타난 사냥꾼들, 우라늄 시추작업을 하려는 개발세력 등을 막기 위해 두 생태학자가 발벗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 문제를 공론화시키기 위해 1980년 아프리카를 나와 이 책을 출간했다. 책은 대성공을 거두고 그들은 86년 ‘오웬스 자연보호기금’을 설립해 지금까지 자연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구분도 무색게 하는 생명에 대한 성찰은 도시인의 좁은 마음과 생각의 범위를 한층 넓어지게 한다. 먹을 물이 떨어지는 등 극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돌파구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인생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가져도 괜찮겠다는 위로를 받게 된다. 30여년 전의 기록이고 문명과는 거리가 먼 아프리카 오지의 이야기임에도 울림을 준다. 인간의 근원인 야생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한 영감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이경아 옮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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