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21세기에도 빛나는 유학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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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10.10 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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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왜 조선 유학인가·조선 유학의 거장들…한형조 | 문학동네

조선의 유교 전통은 망국과 근대화를 거치면서 단절됐다. 하지만 바로 그 ‘원흉’이었던 근대화는 조선의 유교 전통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 ‘은인’이기도 했다. 근대화의 성공은 일정한 생존의 안정성을 보장했고, 문화적 자아와 정체성을 돌아보게 했다. 전통이 갖고 있는 경제적 가치도 의식하게 했다. 조선의 유교 전통이 지금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왜 다시 조선의 유학인가. 과연 그것이 지금도 ‘삶의 기술’로 유효한가. 저자의 표현으로 바꿔 말해보자. “식민의 상처는 아물었고, 근대의 욕망은 성취되었다. 그런 후 우리는 어떤 간절함으로, 무슨 꿈을 담아, 조선 유학의 이름을 부를 것인가.”

‘왜 조선 유학인가’와 ‘조선 유학의 거장들’은 이 같은 화두에서 비롯된 책이다. 저자인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두 책에서 분방하고 명쾌한 필치로 조선 유학이 시대적 요청에 부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한편 무성한 소문과 억측에 둘러싸여 있는 조선 유학 ‘최고수들’의 핵심 사유를 뽑아냈다.

21세기 유학에 대한 모색은 ‘버려야 할 전통’을 짚어보는 데서 시작된다. 조선의 유교 전통은 왜 사라졌는가. 조선의 주류 유학이 시대와 상황의 요청에 스스로 적응하고 혁신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회의 생산과 재화를 늘리고 부조리와 불공정을 제거하는 등의 ‘실질 이득’을 존중하지 않았다. 게다가 조선의 유학은 감히 ‘경전’을 밟고 지나지 못하면서 “그 야만이 학술을 죽이고 인재를 죽이고 나라를 망하게 했다”.

율곡 사상을 밝힌 부분에서 짚듯이 주자학은 본래 불교와의 대결의식에서 태어난 학문인데도 불교와의 대면을 원천 금지했다. 율곡은 불교를 거쳤기에 주자학의 문제와 해결, 그리고 독특한 이론체계를 더 깊고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율곡 이후 불교의 땅을 디뎌본 유학자는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이 같은 조선 유학의 한계로 인해 조선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실질적이 아니라 상징적 장치를 통해 모색했다. 이 때문에 “위에서의 비합리적 권위와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정면 대립·충돌했다. 저자는 “이 같은 공식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권위와 저항의 중도’ ‘실사구시’를 제시한다.

책은 이어 20세기 유교 연구의 중심이었던 실학 ‘너머’의 유교를 모색한다. 실학은 “식민지의 운명에 대한 위안, 그리고 뒤이어 근대화와 서구화에 대한 압축적 열망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시대정신과 환경이 변화한 지금 그 지위가 흔들리면서 경계는 흐릿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다양성이 새로운 창조와 도약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전통이 “지금 여기로 걸어나와 한때 영광이었던 그 빛나는 자산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조언과 유익함을 줄 수 있는지를 묻고, 대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전통이 지금의 삶을 풍부하고 윤택케 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그렇다면 조선의 유교 전통이 21세기에 던져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근대가 묻어버린 ‘본성’에 주목하고 그것을 근원적으로 사유해 충분히 실현시키는 방도를 제시한다. 저자는 “주자학은 우주와 가족, 그리고 관계 안에서 태어난 인간이 그 관계를 적극 실현하는 한 자유체로서 자신을 실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을 확장적으로 계몽시킨다”면서 “이 비전과 프로그램은 낡은 것이 아니라 영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각권 2만원,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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