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당신은 왜미신… 속설에 빠지는가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토머스 길로비치 | 모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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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9.26 1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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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흥미로운 대상이 없다. 이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도 무언가 부족하고 불안해한다. 최첨단 시스템 속에서도 외로움과 허약함을 감추기 위해 원초적 키워드인 점집을 찾는다. “내가 탈 버스만 언제나 늦게 온다” “샤워할 때면 반드시 전화가 온다”든가 한 번 불운이 시작되면 계속된다는 ‘머피의 법칙’ ‘2년차 증후군’과 같은 속설 역시도 현대인들의 의식·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저자의 문제 의식은 이 같은 불합리한 사고를 그저 미신이나 속설로 치부하고 말기엔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는 인간이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면 그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인간, 다른 종들마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현실을 따끔한 예로 든다. 이를테면 보신에 좋다고 소문난 곰이나 물개들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건강에 대한 수많은 속설이 오히려 환자의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그렇다.

‘미신과 속설은 어떻게 생기나’를 부제로 한 책은 불합리하고 부주의한 사고의 실례와 인간이 그렇게 믿게 된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저자는 우선 “자연은 진공 상태를 싫어한다”는 스피노자의 경구를 인간에게 적용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에서 질서와 패턴, 의미를 보려는 경향을 타고 나며 예측할 수 없는 것이나 의미 없는 것을 싫어한다. 때문에 무질서한 대상에서 질서를 보려 하고, 우연이 지배하는 대상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해내려 하다보니 이 같은 속설과 미신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책은 인지적 요인, 동기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사고의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를 분류하고 분석한다. 인간의 인지구조는 무작위로 벌어지는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고 착각해 믿는다. (‘동일 사건 연속 발생에 의한 착각’) 또는 믿음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불완전하고 대표성이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 (‘대표성에 근거한 판단’) 그리고 그 가설에 합치하는 증거는 애써 찾으려 하지만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깎아 내리려 한다. 과학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윈 역시 자신의 연구 결과에 반하는 새로운 생각들을 기록하고 “나에게 유리한 사실이나 생각들에 비해서 훨씬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다는 점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런가하면 인간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남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는 자신의 입을 통해 각색·왜곡돼 전달하고, 남들도 자신과 같을 거라는 투사를 통해 정보를 과장한다.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저지른 수많은 사고의 오류를 나열하고 있는 듯해 뒤통수가 따끔거린다. 또 ‘제대로 된 믿음, 이성적인 판단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내내 떨칠 수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의 이성 및 교정 능력을 강력하게 믿는 듯 보인다.

그는 마지막 장 ‘그릇된 믿음에 맞서는 마음의 습관’에서 불완전하고 대표성 없는 증거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는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끊임없이 인식함으로써 이 같은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뻔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책의 미덕은 이보다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생각의 오류와 그 요인을 최신 인지심리학 및 사회심리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서술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양원·장근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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