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한국 정치 중간선거제 도입하면 대통령의 과오 교정하는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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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9.25 09: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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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한국의 정치제도에 도입할 만한 것을 꼽으라 한다면 중간선거제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시민들이 정부의 노선에 대해 ‘중도 궤도 수정’을 하라는 요구를 표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정치제도 아래에서 유권자들은 2012년까지는 행정부나 입법부의 방향을 추인하거나 바꾸라고 요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경기 안산1대학에서 미국 정부론 등을 가르치는 앤디 잭슨(Andy Jackson) 교수(사진)는 “한국 정치에서 개선할 만한 것을 말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이같이 대답했다.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면서 재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한국의 헌법 개정론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려는 개정안보다는 국회의원 선거를 대통령 임기의 중반에 실시해 둘의 임기가 시차를 두고 엇갈리도록 해야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다른 대안을 제시한다면, 국회의원 임기를 4년에서 2년으로 줄이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잭슨 교수는 중간선거(mid-term elections) 제도에 대해 “미국 정치에서 대통령의 과오나 과잉을 교정하는 데 강력하고도 유효한 도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잭슨은 “1994년과 2006년의 미국 중간선거는 클린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에게 반대세력과 타협하도록 강요했으며 자신들의 과잉 욕심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잭슨은 이런 중간선거 제도가 한국에서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 정치에 관해 한 영자신문에 정기적인 논평을 내고 있는 잭슨 교수는 최근 한국 정치를 주제로 기자와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굳이 e메일 인터뷰를 희망했다.

-혹시 이명박 대통령이 개선할 점이 있는가요?
“이 대통령은 의사소통의 기술을 개선해야 합니다. 얼마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 그는 국민과 소통하는 데 한 발 뒤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고, 가끔은 그날 그날의 뉴스에 반응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시위자들에게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국민의 일부를 불필요하게 소외시키고 있습니다. 불교도들을 무시한 일련의 언행 때문에 그는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다수의 정치적 반대자가 나올 터인데,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반대자들을 양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미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그의 여러 공약 중에는 악화된 대미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있었고, 그는 이를 발판으로 선출됐습니다. 그가 대미관계 개선을 추구한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국민 사이에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놀랄 일은 전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가서 부시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일부 한국인들에게는 굴종적으로 비쳤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협정에 관한 소문들이 그토록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 대통령이 대미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이라도 넘겨줄 것이라는 국민들의 생각에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미동맹이 한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교할 수 있습니까?
“노 정부나 이 정부에 대한 최종적 평가를 하는 것은 너무 이릅니다. 노 전 대통령은 경제적·정치적으로 필요한 개혁을 도입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인 존엄과 평판을 지키면서 퇴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임자처럼 스스로 대통령직에 적합한지 의문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임자처럼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제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부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의 이 같은 인식은 5년 내내 계속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를 비교해 주세요.
“저는 최근 한국 정치가 매우 급하게 변하는 양상을 보면서 깊은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론은 미국의 여론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여론의 급속한 변화는 정치를 흥미롭게 만들 수 있겠지만, 정치적 과정에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 과정은 스스로의 필요, 문화, 역사에 의해 발전해 왔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국과 달라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치에서는 타협의 기술이 아직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8월 방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시의 측근은 한국의 기자들에게 한국군의 아프간 추가 파병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아프간 파병에 관한 협의가 없을 것임을 일찌감치 공언했고, 그 결과 이 문제가 의안에서 제거됐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의제가 정상회담에서 거론됐다 하더라도 금방 제외됐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논란 많은 또다른 대미 협상을 하느라 시간과 정력을 쏟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자본(political capital)을 이용해 개혁 정책들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다른 영역들, 특히 대북정책을 놓고 워싱턴과 의견 충돌을 빚었기 때문에 대미 균형을 잡기 위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견에 동의해줄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이 대통령은 북한이나 미국산 쇠고기 등의 문제를 놓고 미국에 협조적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둘러싸고 국내에서 뜨거운 정치적 논쟁에 휘말렸습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외교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아프간 파병을 반대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획득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요즘 이라크 증파 전략(surge strategy)이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미국은 내년에 아프간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미국의 후임 대통령이 한국에 비전투 부대원들을 파견해 달라고 다시 요청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앤디 잭슨 교수는 10년 전 한국에 올 때만 해도 “2~3년만 영어를 가르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지” 생각하고 한국에 왔다. 잭슨은 한국에 온 뒤 초기에는 관광영어를 가르쳤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한국을 자유롭게 여행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일본처럼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둘러볼 만한 아름다운 곳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원 동해시 태백산의 무릉계곡 같은 곳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체류중 한국 여인과 사랑에 빠졌고 수년간 구애 끝에 마침내 결혼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으나 이들을 설득한 뒤 결혼했고 현재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그의 자녀들은 현재 한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19세가 되면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잭슨 교수는 한국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르치는 기술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미국 정부론과 영어 쓰기 수업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론은 올해로 2년째 가르친다. 잭슨의 전공 분야는 선거 정치(electoral politics)다.

잭슨 교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주도 롤리(Raleigh)에 가까운 ‘푸케이 바리나(Fuquay-Varina)’라는 소도시에서 출생, 성장했다. 16세 이래 정치적으로 활발했던 그는 17세가 되자 첫 투표를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선거법은 총선거일이 되기 이전에 18세가 되는 시민들에게 예비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미국 연방 하원 선거전에서 몇 차례 선거운동을 했고, 한 무명의 대통령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도 했다. 그는 애팔래치안 주립대(정치 커뮤니케이션 학사)를 거쳐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정치 관리(political management)를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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