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캣츠’ 조앤 로빈슨, 고양이들과 27년 “설렘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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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9.16 10: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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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온 조앤 로빈슨. 그가 함께해온 고양이들은 여느 고양이가 아니다. 춤과 노래로 감동을 주는 ‘캣츠’이기 때문이다. 조앤 로빈슨은 1981년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팀 멤버로 당시 연출가 트레버 넌, 안무가 질리언 린과 협력 연출가 겸 안무가로 함께 작업했다. ‘캣츠’와 관련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유일한 초연 멤버로 지난달 31일 3개월간의 공연을 마친 월드투어팀 ‘캣츠’의 공연도 그의 손을 거쳤다.

조앤 로빈슨은 오는 19일 샤롯데씨어터에서 한국어 공연으로 시작하는 ‘캣츠’의 연출가 겸 안무가로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매일 아침 9시30분부터 저녁까지 옥주현, 신영숙, 김진우, 빅뱅의 대성 등 한국의 ‘캣츠’ 배우들과 씨름하고 있다. 그의 모습에서는 언뜻 도도한 샴 고양이 ‘카산드라’와 삶에 초연한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 사랑스럽고 귀여운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텔리스’ 등이 느껴졌다.

“‘캣츠’는 T S 엘리엇의 시처럼 음미하면 할수록 깊은 맛이 나는 작품이에요. 탄생한 지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큼하고 도전적입니다. 늘 다른 무대에서 새 사람들과 만들어내니까요. 관객들도 볼 때마다 감상이 다를 거예요. 처음엔 스펙터클한 모습에 사로잡히고 다음엔 언어, 마지막으로 의미를 깨달으며 참맛을 느낀다고 할까요.”

‘캣츠’를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국 속담집과 김치 담그는 책까지 들여다봤을 정도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지인을 통해 한국어를 익히려고 도전했지만 “큰 성과는 없는 것 같다”며 눈을 찡긋했다. 한국 배우들과의 첫 작업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배우들이 처음에 연출가의 지시(디렉션)에 너무 의존하는 스타일이라 좀 힘들었어요. ‘캣츠’는 배우 스스로 작품을 이해하고 즉흥성을 발휘해야 돋보이는 작품이거든요. 하지만 한국 배우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열심이어서 곧 그들만의 새로운 ‘캣츠’를 만들어냈습니다. ‘빅터’ ‘조지’ 등 관객들이 눈치챌지 모르겠지만 배우에게 맞게 캐릭터가 달라진 고양이들도 있어요. 옥주현·신영숙이 그려낼 ‘그리자벨라’의 살아온 이야기도 각기 다르죠.”

‘캣츠’ 초연 당시 조앤 로빈슨은 ‘배우를 병행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도 받았다. ‘몽고제리’와 함께 다니는 도둑고양이 ‘럼펠티저’의 배역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연출가의 길에 들어서는 만큼 배우 욕심은 접었다. 무용을 전공한 그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무용수와 배우로 활동하다가 유명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와 함께 연출과 안무 파트 일을 시작했다. ‘캣츠’ 이후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남태평양’ 등의 호주 공연에서 연출가로 활동했다.

“지금은 외모로는 ‘그리자벨라’가 어울리겠지만 ‘메모리’를 잘 부를 자신이 없네요. 초연 때는 스윙(엑스트라) 캐릭터가 많지 않았어요. 고작 남녀 2명이었죠. 의상이 갖춰져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공연시작 전 분장 담당자들이 뛰어다니며 배우들의 몸에 직접 페인팅을 했어요. 그땐 그게 최상이었죠.”

‘캣츠’는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년 중 어스름한 달빛이 비치는 어느날 다른 생애에 태어날 고양이를 뽑는 데 수많은 고양이가 모여들며 시작된다. ‘영원’ ‘윤회’ 등의 주제가 담겨있고 안무가 뛰어난 작품이다. 12월31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작품 활동을 위해 자주 다른 나라에서 장기 체류할 때가 많은 조앤 로빈슨은 “남편이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엄포를 놓지만 관객들을 만나는 일만큼 설레는 일도 없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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