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가을밤 달빛에 취하고 단풍에 물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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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9.03 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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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을 걸쳐 둥지를 튼 추월산(秋月山·731m).
산세가 급하고 기암괴석이 많아 언뜻 악산처럼 보인다. 등산객들은 그러나 다가가면 어느 명산 못지않게 ‘포근한 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높이여서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몰린다. 남쪽 담양읍에서 바라보면 스님이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아 ‘불심(佛心)’을 키우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추월산은 전체가 전남도 기념물 제4호로 지정돼 있다. 추월산은 이름에서부터 가을 냄새가 잔뜩 묻어난다. 가을밤 산꼭대기에 보름달이 걸려 좀체 기울어지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을 추월산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거대한 담양호가 받쳐줘 계절 분위기를 더욱 살려낸다. 낮에는 만산홍엽의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빠져 물빛이 원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단풍산’으로 널리 알려진 인근 내장산보다 단풍이 더 곱고 아기자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밤이면 산 능선을 비껴 떠 가는 달이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초승달·보름달·그믐달과 호수가 빚어내는 정취는 압권이다. 그래서 추월산을 가을에 찾는 관광객은 ‘무박2일’의 유혹을 피할 수 없다. 관광업계에서는 해마다 주저하지 않고 ‘10월에 가고 싶은 산’으로 추월산을 꼽는다.
곳곳에 볼거리도 많다. 해발 650m 지점, 깎아지른 절벽에 제비집이 얹힌 듯 자리한 사찰 보리암(菩提庵·문화재 자료 제19호)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곳이다.

이 절에 얽힌 전설은 보리암이 ‘작지만 큰 절’임을 알려준다. 지눌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만든 매 3마리를 날려 절터를 잡았다고 한다. 호남의 대사찰인 송광사(순천)와 백양사(장성)도 인근에 있다. 보리암 아래에는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부인 흥양 이씨가 왜군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순절(殉節)한 터가 보존돼 있다. 그를 기리는 비문이 바위에 새겨져 전해내려 온다. 동학혁명 때는 세상 바꾸기를 꿈꾸던 농민군들이 관군과 일본군에 맞서 처절한 전투를 펼쳤고, 6·25 전후로는 ‘빨치산’의 활동 공간이 되기도 했다.

산림이 잘 보존돼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솟아 있는 송림·참나무·느릅나무·단풍나무가 지천이다. 등산로를 따라 이들 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이뤄 여름철 등산이 한결 수월하다. 봄철 산기슭에 어우러져 활짝 핀 진달래와 벚꽃을 먼 발치에서 보면 꽃마차 행렬을 이룬 듯하다. 곳곳에 산대나무 군락을 볼 수 있고, ‘추월산란’도 자생한다.

추월산에 들어오면 영산강의 시원(始源)인 가마골 용소를 지나칠 수 없다. 용소는 마치 용이 승천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형상을 한 4단 폭포다. 암벽에 부딪친 물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솟구치는 모습이 발길을 잡는다. 등산을 마치고 짬이 나면, 담양 읍내로 나와 대나무숲 공원인 ‘죽녹원’, 단골 영화촬영장으로 소문난 ‘메타세쿼이아길’, 그리고 성산별곡·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등 주옥 같은 가사문학을 꽃피워낸 정자(송강정·소쇄원·식영정 등)도 들러볼 만하다. (관리사무소 061-380-3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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