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자고 나면 뜀박질 ‘환율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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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9.02 08: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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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한 숨 돌릴 듯하던 우리 경제가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환율이 폭등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가정,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 판매하는 기업,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환헤지 통화옵션상품(키코·KIKO)에 가입한 수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하지만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7.6%나 떨어졌다. 유로·엔 등 19개 주요국 통화와 비교할 때 최고 수준의 절하율을 보이고 있다.

유학생 부모…연 500만원 더 보내야
은행 창구에서 미화 1달러를 송금할 때 적용되는 환율이 3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0원을 넘어서면서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26일 현재 외환은행의 1달러 현찰 매입 기준은 1108.46원, 송금 기준은 1100원이었다. 이는 2004년 11월16일 1달러 송금기준이 1100.9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1만달러를 송금하려면 940만원이 들었지만 지금은 1100만원이 필요하다. 미국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1년에 최소 3만달러가량을 쓰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추가 비용이 500만원 이상 많아지게 된 셈이다.

미국에 대학생 자녀를 유학 보낸 한의사 김모씨는 “지난달에 등록금을 송금해 다행이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아직 등록금을 내지 못해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생활비 송금은 환율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22일 외환송금액(수출입 실적 제외)은 3억8200만달러였으나 25일에는 3억3400만달러로 감소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8월 중순 이후 환율이 더 오른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서둘러 송금한 고객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3~4일 동안은 거래가 줄었다”고 밝혔다.

정유 등 수입업체…10원 오르면 200억 손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를 해외에서 사오는 정유·철강·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상반기 9000억~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고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환차손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정유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10원 떨어지면 정유사들은 200억원의 환차손을 입게 된다. 원유를 모두 현금으로 구매하는 대신 은행이 달러로 먼저 지급한 뒤 60~90일 뒤 정유사가 결제하는 방식(‘유전스’)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구매했다가 결제할 때 1100원이 되면 100원만큼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원자재인 철광석이나 고철(철스크랩) 등을 사와야 하는 철강업체도 환율이 오르면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다만 포스코는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은 채 원료 수입대금으로 결제하는 환헤지를 해 단기적으로 부담은 적다”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면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달러 수입보다 지출이 연간 20억달러 많은 대한항공은 원화 값이 10원 떨어지면 연간 200억원 정도 영업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홍역을 치뤘던 식품업체들은 환율 급등으로 또다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원자재 가격이 5월부터 안정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30%가량 값이 뛴 데다 당시 920~940원이던 환율과도 150원가량 차이가 나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키코가입 中企…2주새 6000만원 손실
의류와 원단을 만들어 수출하는 중소기업 ㄱ사는 통화옵션 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최근 2주일 새 6000만원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됐다. ㄱ사는 이미 상반기에 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키코는 환율이 미리 정해놓은 범위 사이에서 움직일 경우에는 유리한 가격에 달러를 팔 수 있지만 환율이 상한선 위로 올라갈 경우 계약금액의 2~3배를 물어줘야 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ㄱ사는 올해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키코에 가입했다가 환율이 급등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키코 계약 잔액은 101억달러에 이르고, 키코로 인한 손실은 1조4781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평가 손실이 3300억~3400억원 추가로 늘어나게 됐다.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포기함에 따라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 7월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업체들도 손해를 보게 됐다. 환율 상승으로 얻은 환차익을 모두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기협중앙회 김태환 부장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키코와 환변동보험 손실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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