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뮤지컬 한류' 日열도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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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8.11 08: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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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수출 기대

일본 도쿄에 사는 여성 미츠코는 두 달에 한번 꼴은 친구들과 함께 1박2일 또는 2박3일 코스로 한국을 찾는다. 목적은 오직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다. 미츠코는 지난달 22일 호암아트홀에서 초연된 국내 창작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보러왔다. 이날 공연이 끝난 후 출연 배우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던 미츠코는 “특히 오만석을 좋아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창작으로 한국적 정서가 강하고 자막도 없었지만 상상력을 발휘해 재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도쿄에 위치한 토라모 극장에선 의미있는 뮤지컬 한 편이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 13년째 공연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사비타)’가 일본 제작진에 의해 공연된 것이다. 토요일 낮 1시 극장 로비는 공연을 보려는 일본 관객들로 북적였다.

‘사비타’는 일본이 극본과 음악·연출 등을 그대로 가져가 공연하고 티켓 수입에 따라 로열티를 주는 국내 첫 창작뮤지컬이다. ‘사비타’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국내 창작뮤지컬의 본격적인 일본 진출이 예고되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사비타’는 일본 최대 극단 중 하나인 토호가 제작했다. 토호는 국내에서 뮤지컬 ‘라이온 킹’을 공연한 바 있는 극단 시키와 더불어 일본 공연계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토호는 지난 2년간 치밀한 검토를 통해 ‘사비타’의 라이선스 수입을 결정했고 향후 3년간 국내 제작사인 M뮤지컬컴퍼니에 매출의 7%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노리요시 마쓰다 토호의 공연사업부문 대표는 “‘사비타’는 일본 공연계에서 보기드문 형제애, 가족사랑을 담고 있어 오리지널(창작)을 가져와서 공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의 연출가 나카시마는 “시간배경을 밤에서 낮으로 바꾸었을 뿐 대본이나 노래 가사를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 소품으로는 한국적 정서가 느껴지는 조각무늬방석이나 소고 등이 쓰였다. 관객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고 자주 웃음을 터트렸다. 평소 소극적인 객석 분위기와 달리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자 일본 제작진은 크게 만족해하는 표정이었다. 한편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25~26일 일본 오키나와의 ‘키지무나 페스타’에 초청된 창작뮤지컬 ‘소나기’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소나기’는 첫사랑과 부모, 형제애를 감동적으로 그려 일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동안 국내 뮤지컬의 일본 공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겨울연가’ 등을 제외하고는 ‘지킬앤하이드’ ‘갬블러’ ‘맨오브라만차’ 등처럼 해외 라이선스작이 대부분이었다.

‘사비타’가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경우 국내 창작뮤지컬의 일본 수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뮤지컬계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 인기작들이 대부분 수입돼 공연된 상태로 새 작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형작에서 벗어나 소극장용 ‘롱런 작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창립 20주년이 지난 토호의 자체 제작 창작뮤지컬이 3편에 불과할 정도로 일본은 창작뮤지컬이 취약하다. 제작비의 손익분기점이 높아 이미 검증된 인기작 위주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시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김선미 M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일본 공연계는 소극장에서 롱런할 수 있는 새 작품들을 찾고 있고 국내 소극장 창작뮤지컬에 관심이 많다”며 “‘사비타’의 경우 도쿄뿐 아니라 규모가 큰 다른 도시에서도 순차적으로 공연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나기’ 연출가인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쇼적인 브로드웨이 대작만을 보아온 일본 관객들이 오히려 그들 정서의 밑바닥을 건드릴 수 있는 한국의 창작뮤지컬에 더 환호하는 것 같다”며 “이제 문화교류 차원이 아닌 창작뮤지컬의 산업적인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나기’ 공연을 본 일본 관계자들이 도쿄 등에서의 공연 또는 라이선스 수입을 협의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본이 수출돼 일본에서 ‘라무네’라는 이름으로 공연된 창작뮤지컬 ‘달고나’도 오는 11월 도쿄의 OWL SPOT 극장에서 재공연될 예정이다. ‘달고나’ 제작사 PMC는 공연 수입의 5%를 라이선스료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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