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무대밥 15년 … 제2 음악인생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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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8.08 08: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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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통해 뮤지컬 작곡가 데뷔 김문정

그가 뒤 돌아서서 관객을 향해 인사했을 때 당황스러울 만큼의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주연 오만석을 향해 쏟아진 박수보다도 더 크게 느껴졌다. 관객들이 알기라도 한 것일까. 김문정(37)은 순간 울컥했다. 뮤지컬 음악과 인연을 맺은 지 15년,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지는 7년 만이다. 김문정은 이날 자신이 작곡한 뮤지컬곡으로 막 공연을 마쳤다.

‘명성황후’ ‘맘마미아’ ‘에비타’ ‘프로듀서스’ ‘맨오브라만차’…. 뮤지컬 팬들이라면 그의 얼굴이 낯익을 것이다. 배우들의 순서가 끝난 후 지휘자로서 무대 인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가 바로 음악감독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공연된 굵직한 작품들의 음악감독을 맡아온 그는 지난 22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첫 공연된 ‘내 마음의 풍금’을 통해 작곡가로도 새 음악 인생을 열었다. 그동안 먹어온 ‘맵고 짠 무대밥’ 덕분인지 이날의 음악들은 작품과 하나되어 귀에 쏙쏙 감겨 들어왔다.

“저와 마찬가지로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하는 최주영씨와 꼬박 1년6개월간 공동작업을 했어요. 뮤지컬 음악은 단순히 노래 하나만 좋은 것으로 끝나지 않아요. 무대 흐름과 어울리고, 배우가 돋보일 수 있어야 하고, 드라마 전개에 힘을 보태야 하죠. 음악감독으로 체감해온 것들을 십분 발휘하려고 했는데…. 이제 관객 평을 기다려야죠.”

‘내 마음의 풍금’은 16세 소녀 홍연과 총각 교사, 여교사의 삼각관계가 정감있게 담겨진 작품이다. ‘풍금’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살리기 위해 아코디언 연주를 넣었다.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두되 나머지 부분에서는 연출이든, 음악이든 다양하게 펼친다는 콘셉트였다. 서정적이고 때론 발랄한, 웃긴 음악들이 변주됐다.

그는 공연 내내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함께 연주를 하고 있던 최주영과 눈 사인을 주고받았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두 사람은 웃고 찡그리기를 반복했다. 자신이 만든 프롤로그 곡과 ‘나비’ ‘스프링타임’ 등을 지휘할 때는 “황홀했지만 엄청난 부담감이 밀려왔다”고 털어놨다. 작곡을 맡기 전 ‘명성에 자칫 흠집이 날 수도 있는 도전을 할 필요 있느냐’는 주위 반응도 있었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어요. 우연히 해외 라이선스 작품들을 많이 맡아왔지만 창작뮤지컬 욕심이 왜 없겠어요. 언젠가는 프랑스 뮤지컬이나 ‘렌트’처럼 음악만으로 이뤄진 뮤지컬을 작업해보고 싶어요.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셈이죠. 우리 일에 정답은 없잖아요.”

뮤지컬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3년. 아는 선배가 급히 부탁해와 ‘코러스라인’의 건반 세션맨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가수들 음반 세션활동도 하고 TV토크쇼 ‘자니윤쇼’ ‘밤과 음악사이’ 등에서도 세션맨으로 등장했었다. 2001년 ‘둘리’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정식 데뷔했고 다음해 ‘명성황후’를 맡으면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음악활동하는 사람과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배우는 더블캐스팅이라도 있지만 지휘를 맡는 음악감독은 주말과 명절 하루 2회 공연을 하고 거의 365일 일한다. 모든 배우의 노래를 다듬고 편곡에 참여하느라 본공연의 준비기간이 더 길다.

그는 매일 밤 11~12시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또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을 잘 도봐주시는 친정어머니께 고마울 뿐이다. 아이들 얘기에 잠깐 목소리가 잦아들던 그는 음악감독을 하면서 좋은 연주자를 잡아두고 싶은 욕심에 만들었다는 연주단체 ‘더엠씨 뮤지컬’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음향분야를 더 공부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호서대 디지털음악학과도 다니고 있다. 그는 “공들여 만드는 작품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보면 대박나는 창작뮤지컬이 많이 생겨나지 않겠느냐”며 무대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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