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정보] 돼지기름 빈대떡 맛 보려면 해 넘기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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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8.07 09: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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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피맛골…‘열차집’ 주모 우제은씨

북녘에 고향을 두고온 실향민보다 댐 건설이나 인공호(人工湖) 조성 등으로 고향이 몽땅 물에 잠겨버린 남녘 수몰민(水沒民)들의 향수가 더 강렬하다고 한다. 즉 월남 실향민은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기회를 통해 쉽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고향 방문이 가능한 데다가, 살아 생전 언젠가 통일이 되면 온전하게 고향산천을 어루만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대에 걸쳐 살아왔던 삶의 터전이 모조리 물속에 잠겨 버린 이들은 영원히 그곳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손때가 묻어 반들반들 빛나던 문설주나 대청마루, 부엌 한쪽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던 무쇠솥, 서로 지나치다보면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좁은 골목골목, 마을의 길흉성쇠(吉凶盛衰)를 지켜보았던 동구 밖의 거대한 미루나무 따위가 모조리 물속으로 사라져 영영 이별을 고하는 셈이다. 그리하여 두 번 다시 그곳에 갈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쓸쓸하고 처연할 것인가.

무릇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듣기 좋은 소리일 뿐이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기보다는 슬픈 것이며, 차라리 그 슬픔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이다. 3년간의 한국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모습을 나타낸 이래 54년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서민들의 신산고초(辛酸苦楚)와 함께 했던 ‘빈대떡·막걸리 명가(名家)’가 연말쯤 도심 재개발로 인해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후텁지근하기 짝이 없는 전형적인 7월 중순 서울 교보문고 뒤편 피맛골 초입에 있는 ‘열차집’의 주인 우제은씨를 찾아 ‘영원한 소멸’을 앞둔 소회를 들어 보았다.

오후 3시 무렵, 점심시간도 저녁시간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대지만 죽맞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기에는 결코 나쁘지 않은 때인지라 1, 2층으로 나뉘어 있는 열차집 1층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주객(老酒客)들이 왁짜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빈대떡을 부치고 있던 우제은은 사람 좋은 미소로 기자 일행을 맞았으나, 머지않아 피맛골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잠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31년 동안 정들었던 이 동네와 영원히 헤어진다는 것이 너무 섭섭하다”면서 “가끔씩 들러 빈대떡 안주로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단골손님들도 나 못지 않게 섭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 재개발하지만 서민들이 잠시나마 고단한 인생살이를 달랠 수 있는 장소들을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대도시의 뒤편 골목길을 깡그리 뭉개버리는 현행 도심 정비 방식에 대해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피맛골은 그 연원 자체가 ‘서민들의 해방구’였다. 조선시대 육조거리(지금의 세종로)가 정치적 중심지였다면 육의전을 비롯해 상가들이 집중한 종로는 상업 중심지역이었다. 따라서 종로에는 늘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의 행렬로 붐볐는데 때로는 임금이나 높은 벼슬아치가 말을 타고 들어서면 일반 백성들은 일손을 멈춘 채 허리를 굽히고 절을 해야만 했다. 심지어는 먹던 밥상도 물려야 했다고 한다. 어쩌다가 넋놓고 길을 가다가 “훠이~물렀거라!”라는 호령을 제대로 따르지 못해 묵사발이 되도록 얻어 맞기도 했다. 양반들에게 정면으로 맞설 수 없었던 백성들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저항은 권력자들을 피하는 것이었다. 백성들은 큰 길 대신 좁은 골목을 이용했다.

피맛골은 그런 연유로 생겨났다. 사람들은 ‘양반들이 탄 말(馬)을 피해다니는 길’이라고 해서 ‘피맛(避馬)길’이라고 불렀고, 그 길 양쪽으로 형성된 뒷골목 동네에는 피맛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길이 생기고 사람들의 통행이 있으면 주막과 밥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피맛골 안으로 서민들의 밥상과 술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원래 피맛길은 지금의 교보빌딩 뒤에서 종로 6가까지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종로 1가에서 종로 3가까지만 그 모습이 남아 있다. 우제은은 “나도 피맛골에 들어와서야 이곳의 역사를 알게 됐다”면서 “600년 서민 놀이터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열차집’의 창업자는 지금은 고인이 된 경기도 용인 사람 안덕인씨다. 1954년 세종로 뒷길 한옥집의 담 틈에서 빈대떡과 막걸리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의 교보문고 뒤에서 종로소방서 쪽으로 가는 길가에 일종의 ‘불법 노점’을 차렸던 것이다. 추녀 밑에 길게 의자를 놓고 빈대떡을 파는 이 집을 보고 사람들은 ‘기차집’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피란길 기차 칸처럼 엉성한 의자만 놓여 있는 집이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 가게의 위치를 지금의 피맛골 초입으로 옮기고 기차집과 이미지가 비슷한 ‘열차집’이라는 정식 간판을 내건 이후에도 손님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안씨 부부는 마음씨가 좋았다. 부부는 빈대떡 솜씨가 남다르기도 했지만, 배고픈 사람들의 체면과 호주머니 사정을 미리 알고 인심을 쓸 줄 아는 심성으로 인해 더욱 손님들과 친밀해졌고, ‘기차집’은 장안의 명소가 됐다. 기차집은 빈대떡뿐만 아니라 조개젓도 유명했다. 당시에는 동해, 서해, 남해가 모두 청정해역이라 깨끗하고 맛있는 조개가 많았고, 굴도 좋았다. 안씨 부부는 시장에서 싱싱한 조개젓을 사다가 비싼 굴까지 넣어 기차집 특유의 조개젓을 빈대떡의 반찬으로 내놓았다. 우제인은 “당시의 조개젓 반찬 전통이 지금의 어리굴젓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제인이 창업자인 안씨로부터 열차집을 인수한 것은 1976년이었다. 당시 우제인은 남편과 함께 ‘열차집’ 부근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안씨는 우제인 부부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자녀들 가운데 그 누구도 가업을 잇겠다는 이들이 없어 어차피 주변에서 후계자를 물색하고 있던 안씨는 평소 성실하고 심성도 좋다고 여겨온 우제인에게 “구멍가게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흔쾌히 가게를 물려주었다. 우제인은 창업자들과 2~3개월 동안 함께 일하며 빈대떡의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전수했다. 우제인은 “그분들은 우리에게 가게와 함께 따뜻한 마음씨도 물려주셨다”고 말했다.

‘열차집’에서 파는 안주는 빈대떡, 조개탕, 굴전, 파전, 두부 다섯 가지인데 그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빈대떡이다. 우제인은 “우리집 빈대떡은 녹두를 맷돌에 갈아 직접 짠 돼지기름에 굽는다”면서 “화학조미료는 물론 김치나 고사리 따위도 넣지 않고 돼지고기 몇 점만 얹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열차집 빈대떡’은 심심하기 이를 데 없어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은 “맛이 없다”고 타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별로 맛이 없는 듯한 바로 그 맛’에 빠지게 되면 평가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제은은 “우리집은 빈대떡뿐만 아니라 다른 굴전, 파전 등에도 전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이곳의 기본 밑반찬 또한 유명하다. 어리굴젓과 양념장에 담긴 양파·풋고추, 단무지 등 세가지가 그것인데 어리굴젓을 올린 갓 구운 빈대떡을 먹은 뒤 양념 간장에 절인 양파·고추로 입가심하면 개운하다고 한다.

‘열차집’과 고 박정희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저녁 무렵에 가끔씩 ‘열차집’에 들러 막걸리를 마시며 유행가를 불렀다는 소문이 시중에 나돌기도 했다는 것이다. 절대권력을 한 손에 틀어쥐고 휘둘렀던 독재자가 허름한 선술집에서 빈대떡 한 접시를 앞에 놓고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구성지게 노래를 불렀다면 그 얼마나 낭만적인 광경이었을까. 우제인은 “할아버지·할머니(창업자 안씨 부부)가 하실 때 청와대 비서관들이 가끔 와서 빈대떡을 사가지고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아마 이것이 대통령이 직접 왔다는 식으로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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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im 08.08.13 0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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