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토종 - 브로드웨이 색다른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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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08.08.01 10:22:30
  • 조회: 5414
사춘기의 설렘과 불안, 방황과 꿈을 그린 같은 원작의 뮤지컬이 두 편이 공연된다. 독일 작가 프랑크 베데켄트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토종 뮤지컬 ‘사춘기’(사진 왼쪽)와 브로드웨이 라이선스작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오른쪽)’이다. 이들 작품은 사춘기의 억압에 따른 일탈과 임신, 자살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담고 있다.

100여년 전 쓰여진 원작의 시간을 건너뛰어 한국과 미국에서 어떻게 그려졌을지 흥미롭다.
국내 제작진이 만든 ‘사춘기’는 우리 이야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부모의 기대치와 대학 진학에 따른 부담감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 인터넷 세상 속에서 살며 그 안에서 탈출구를 찾는 모습, 백댄서를 꿈꾸며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부부인 작가 이희준과 연출가 김운기는 인기를 모았던 창작뮤지컬 ‘첫사랑’을 공동작업했다.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사춘기’의 뮤지컬화를 준비해왔다. 연출가 김운기는 “해외 뮤지컬들을 보면 재미는 있지만 마음에 와닿는 우리 얘기가 빠진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면서 “독일 원작에 담긴 인간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살려 우리식의 율동과 그림으로 재창작했다”고 말했다. 작가 이희준은 “사춘기 아이들의 본성을 상업적이지 않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설치극장 정미소 윤석화 대표는 “2년 전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저작권을 두고 국내 제작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겠구나 생각했다”며 “우리도 이 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 싶었는데 김운기 연출가가 대본을 가져와 인연이 닿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정사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했는데, 가장 아름답고도 빛나는 장면으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자칫 어둡고 심각할 수 있는 내용은 발라드풍의 경쾌한 노래와 박진감 넘치는 춤으로 옮겨졌다. 주인공 영민 역을 비롯해 선규, 수희 등의 모든 배우가 신인이다. 8월15일~9월7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국내 제작사 뮤지컬해븐이 라이선스작으로 공연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 원작에 더 가깝다.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이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억압하려는 어른들의 권위의식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던킨 쉭의 작사·작곡으로 사춘기의 불안과 끓어오르는 격정은 강렬한 록음악과 시적 가사로 담겨졌다. 안무도 그저 멋진 춤의 연속이 아니라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사춘기의 심리가 형상화돼 역동적이다.

2006년 5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큰 호응을 얻었고 현재 브로드웨이의 유진 오닐 시어터(Eugene O‘Neill Theatre)에서 공연 중에 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지난해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국내 제작자들이 눈독을 들이면서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년 6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될 예정으로 오는 9월 해외 제작진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 배우 오디션이 열린다. 뮤지컬해븐 박용호 대표는 “브로드웨이에서는 배우층이 두꺼워 실제로 10대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국내에서는 20대 배우가 연기하게 될 것 같다”며 “내용 중 정사 장면이 자주 얘기되지만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이 작품은 국내 뮤지컬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로드웨이 공연 1막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 멜키오의 엉덩이와 여자 주인공 웬들라의 가슴 노출은 국내 공연에서도 그대로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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