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알면 알수록 넓고 깊은 ‘산의 어머니’[한국의 숲, 한국의 명산]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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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08.08.01 10:20:23
  • 조회: 11443
지리산(해발 1915m)은 넓고 깊다.
전남·북과 경남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면에 걸쳐 있다. 그래서 산악인들은 지리산은 하나의 산이라기보다는 산국(山國), 즉 산의 나라라고 한다. 면적은 서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84㎢(1억3000만평)다. 지리산은 고대엔 하늘에 제사를 지낸 제단이 있고, 현대에 와서는 빨치산들이 숨어들어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산이다.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출발점이자 종점이다.
다른 산은 봉우리 하나를 위해 산을 오르지만 지리산은 여러 봉우리를 함께 밟아보는 종주 능선 산행이 유명하다. 서쪽 최고봉 노고단(1507m)과 동쪽 최고봉인 천왕봉(1915m) 사이 100리 능선에는 주 능선인 반야봉, 토끼봉·촛대봉·제석봉 등 1000m 안팎의 준봉이 10여개에 달한다. 80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다른 산에서는 감히 느낄 수 없는 천상의 등산로가 산정에서 산정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봉우리를 징검다리 삼아 이 봉우리에서 저 봉우리로 옮겨다닐 수 있는 등산로는 지리산밖에 없다.
산이 깊으면 품도 넓고 깊다.

칠선계곡과 한신계곡·대성골계곡, 반야골, 뱀사골 등 수없는 계곡들이 지리산 자락에서 맑은 계곡수를 품어낸다. 시원한 물줄기가 바위를 때리며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 폭염조차 달아난다. 이뿐만 아니라 산 앞뒤에서 큰 강이 흐른다. 하나는 낙동강 지류인 남강의 상류로 경남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고, 다른 하나는 전북 마이산과 봉황산으로부터 흘러온 섬진강이 흘러간다.

하여 오래전부터 지리산 예찬이 많다. 예부터 내려온 지리산 10경을 뽑아보면 노고 운해와 피아골단풍·반야낙조·벽소령명월·세석철쭉·불일폭포·연하선경·천왕일출·칠선계곡·섬진강 맑은 물 등을 꼽는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노고단의 야생화가 압권이다. 사진작가 김인호씨(구례군청)는 “노고단 원추리가 만개해 노란 물결을 이루고, 아침이면 능선을 따라 피어난 운해는 신비롭다”고 전했다.

지리산은 예부터 영산으로 추앙받아왔다. 하여 주변에 천년 고찰이 많다.
대표적인 고찰은 화엄사와 쌍계사. 화엄종의 중심사찰로 경내에는 각황전(국보 제67호)을 비롯해 대웅전(보물 제299호)·영산전·나한전·원통전·명부전·적조당(寂照堂)·노전(爐殿)으로 사용되는 삼전(三殿) 등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화엄사의 4사자석탑은 오래전 국어교과서에도 등장했다. 화엄사는 절은 크되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지 않을 정도로 아늑하다. 쌍계사 역시 이름난 고찰로 주변에는 수많은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털진달래 등 245종의 수목류와 579종의 약초가 자라고 있다.

이 밖에도 천은사·대원사 등 많은 사찰들이 천년의 역사를 지리산 자락에서 이어오고 있다. 흔히 설악산을 미끈한 바위산이라면 지리산은 넉넉한 육산이라고 얘기한다. 지리산은 하늘을 찌르는 칼봉우리는 없지만 알면 알수록 깊은 묘한 매력을 가진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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