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달빛 흐르는 ‘나만의 별장’[가평 오토캠핑 캐러밴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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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08.08.01 10:19:41
  • 조회: 11473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섰을 때 한창 마라톤 붐이 일었다. 2만달러를 넘어선 요즘엔 어떤 레포츠가 유행할까? 많은 레포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오토캠핑이 될 게 확실하다. 격월간지 오토캠핑에 따르면 국내의 캠핑인구는 25만명 안팎이다. 캠핑이라고 하면 “나도 (설악산, 지리산에서) 텐트 치고 많이 했다”고 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1970~80년대엔 호텔이나 콘도 등 인프라가 부족해서 캠핑을 했다. 또 산에서 하는 캠핑과 오토캠핑은 많이 다르다. 오토캠핑은 장비도 첨단이다. 왜 캠핑일까?

일단 교육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자연적이다. 콘도 여행은 아파트에서 아파트(콘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TV 앞으로 달려가거나 게임기를 만지작거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캠핑은 텐트에서 자건, 캠핑카에서 자건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텐트설치도, 취사도 혼자 할 수 없다. 부모 자식 간에 대화도 자연스럽게 는다. 그래서 구미에선 수업과목에 캠핑을 넣곤 한다.

캠핑을 시작하려면 무작정 텐트를 사서 캠핑장으로 달려가지 말고 캐러밴에서 하룻밤 정도 머물러보는 것도 좋다. 캐러밴은 일종의 트레일러를 숙소로 꾸며놓은 것이다. 국내엔 대개 고정식 트레일러 캠핑장이 많다.

때마침 25일부터 8월3일까지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세계 캠핑대회가 열린다. 자라섬에는 캐러밴 110대, 모빌홈 40동을 설치했다. 캠핑대회기간에는 일반 캠퍼는 이용할 수 없지만 9월부터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된다. 자라섬 캠핑장 외에도 최근 한탄강 오토캠핑장이 문을 열었다. 자라섬 캠핑장에서 캐러밴과 모빌홈을 직접 체험해봤다.

△캐러밴
꽤 오래 전부터 캐러밴에서 한 번 자보고 싶었다. 한 여름 텐트에서 자는 것은 때로 고역이다. 여자들은 온수샤워장도 없고, 화장실도 깨끗하지 않은 캠핑장은 ‘NO’라고 말하기 십상이다. 해외에선 캐러밴을 끌고 오면 전기, 온수, 하수시설을 다 연결하게 돼 있는데 한국에선 찾기 쉽지 않다.

기자가 배정받은 캠핑캐러밴은 B동 2호. 캐러밴 중에서도 제법 컸다. 가로는 7~8m, 세로는 3m쯤 돼보였다. 열쇠를 왼쪽으로 돌려야 문이 열린다. 현지 직원은 잠금장치 자체를 해외에서 수입해 그렇다고 했다. 왼쪽으로는 2층 침대가 있고, 바로 옆에는 옷장, 옷장 아래엔 신발장이 있다. 가운데는 ‘ㄷ’자형 소파와 탁자, 탁자 맞은편에는 싱크대가 있다. 싱크대는 식기건조기, 전기조리기를 갖췄다. 서랍엔 국산 그릇들이 가득 차있다.

쿠쿠 전기밥솥까지 갖췄다. 싱크대의 서랍은 버튼을 눌러야 열리게 돼 있는 게 신기했다. 차에 매달아 달리는 도중에 서랍이 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오른쪽으로는 더블침대와 샤워실이 있다. 침대 위에는 에어컨까지 붙어있다. 캐러밴 내부는 공간 활용을 알뜰하게도 잘했다. 단점이 하나 있다면 TV까지 설치했다는 점이다.

캠핑까지 와서 꼭 TV를 봐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2층 침대 아래 위, 소파 뒤, 싱크대 앞, 더블침대 앞, 화장실까지 창문은 모두 6개.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창문을 열어놓으니 캐러밴 안이 금세 시원해졌다. 물론 창문마다 방충망이 달려있다.

캐러밴 옆에는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일체형 나무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캐러밴에는 어닝(커피숍의 그늘막처럼 감았다 폈다 할 수 있는 그늘막)이 붙어있었지만 사진 기자와 일단 타프(텐트형 그늘막)부터 나무 탁자 위에 쳤다. 테이블 옆에 가져온 화롯대를 놓고 저녁준비를 했다.

화롯대는 장작이나 숯을 태울 수 있는 쇠 받침대. 화로는 지면으로부터 한 뼘 정도 떨어져 설치하게 돼있다. 지면에서 불을 피우면 땅 속의 미생물이 죽어 나무나 풀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비환경적이다. 그래서 캠핑장에서는 불을 피울 때는 화롯대만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저녁은 돼지 목살에 소주. 삼겹살은 기름이 많이 떨어져 불꽃이 일어나 고기가 타는 경우가 많다. 해가 지자 강바람이 제법 서늘하게 불어 왔다. 산너머로 보름달도 떴다. 가평 주민들도 자전거로 캠핑장에 놀러왔다.

아이들은 캠핑카에서 자는 모습이 부럽다는 눈치다. 사실 집보다야 편하지 않겠지만 들에서 자는 것은 묘한 재미가 있다.

△모빌홈
캠핑카가 자그마한 트레일러라면 모빌홈은 큰 트레일러를 개조한 것이다. 대형 컨테이너를 싣고 다니는 큰 트레일러를 개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캐러밴은 자동차로 끌고 다니게 돼있지만 모빌홈은 웬만한 대형트럭 아니면 힘들다. 고정형이라고 봐야겠다. 배정받은 모빌홈 39호. 모빌홈은 영락없이 펜션이라고 해도 믿겠다. 거실에 놓여있는 소파는 등받이를 펴면 침대가 되는 접이식이었다. 전기를 이용한 조리기구와 냉장고도 있다.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었는데 온수도 잘 나왔다.

모빌홈은 사실 캠핑하는 재미는 느끼기 힘들다. 운치는 없다. 모빌 홈 옆에는 타프를 칠 자리도 마땅치 않다. 자그마한 펜션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캐러밴보다는 공간이 1.5배 이상 넓으니 훨씬 편할 수밖에 없다. 모빌홈은 제법 그럴싸하게 꾸며져 있다. 겉은 나무를 붙였고, 지붕에도 너와집처럼 나무판을 얹었다.

향긋한 나무냄새가 풍겨왔다. 모빌홈은 장단점이 명백하다. ‘편한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딱 맞겠지만 캠핑한다는 운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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