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선악 넘나드는스물 여섯 ‘야누스’[뮤지컬 ‘쓰릴미’로 급부상 김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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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7.15 0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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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 이야기 끝에 이런 말이 나왔다. “대한민국 젊은 남자들의 평균 정도로 보이면 되죠, 뭐.” 팬들이 들으면 뭐라고 반응할까. 무대에서 특히 빛나는 그의 몸에 매료된 사람들이 하나 둘인가. 그러나 그런 말에도 왠지 밉지 않은 것은 그에게서 묻어나는 진솔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무열(26).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뮤지컬 ‘쓰릴미’를 통해 그는 존재를 드러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죄의식 없는 무표정과 불현듯 지나온 상처들이 드러날 때는 더 환하게 웃는, 마치 어둠과 빛을 오가는 듯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했다. 관객은 열광했고 그는 덜컥 겁이 났다. 더 뜸을 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SBS TV 사극 ‘일지매’에도 출연 중인 그는 시완 역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여년간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알타보이즈’ 등의 무대에 서왔다.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눈에 띄는 ‘꽃미남’도 잔상이 강한 이미지도 아니다. 잠재력을 품고 서서히 발광하는 광물같다고나 할까. 심은하처럼 악과 선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녔다는 평도 있다.

“너무 빨리 주목받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러웠어요. 작품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충격적이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에다 운도 따랐죠. 객관적인 시각을 잃지 말고 스스로를 잘 볼 수 있어야 할 텐데 걱정돼요.”
‘쓰릴미’는 동성애 관계인 법대생 두 명이 유괴, 살인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배신 등을 그린 연극성 강한 2인극 뮤지컬이다. 당시 류정한과 김무열이 호흡을 맞췄다. 서울 충무아트홀에서10월12일까지 재공연한다. 팬들은 여전히 ‘쓰릴미’ 예매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려서부터 배우를 꿈꿨어요. 안양예고에 들어가려고 버스 세번을 갈아타며 연기학원에 다녔죠. 성균관대(연기예술학)에 진학 후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택견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짱따’가 데뷔작이다. 악극 ‘빈대떡 신사’와 ‘명동블루스’ 등에서 앙상블(합창과 군무 역할)로 활동했다.
“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뭔가 배울 게 있을 것이란 믿음에서 열심히 했죠. 한번 시작한 일은 중간에 잘 포기하지 않아요.”

어머니(필명 박민현)는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늦깎이 작가다. 작품 선정이나 인물분석을 할 때 어머니와 먼저 상의한다. 항상 읽을 만한 책을 권해주는 사람도 그의 부모다. ‘가족 분위기가 너무 건전한 것 아니냐’고 묻자 금방 “좋은 ‘고스톱’ 멤버이기도 하다”고 답한다. 아버지는 국회에서 일을 하셨고 현재는 기원을 운영한다.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 유단자 아저씨들과 맞짱을 뜨기도 했다. 자신보다 훨씬 잘 생겼다는 한살 아래 남동생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의 소망은 크지 않았다. 아직은 대형 뮤지컬보다 소극장 작품으로 배우의 나이테를 쌓고 싶다. 요즘 “집 샀느냐”고 묻는 지인들도 있지만 “소주는 사줄 수 있다”며 웃고만다. 경제적으로 나아지기보다는 지금의 화목한 가정이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그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2006년 ‘알타보이즈’ 공연 당시 갑작스레 쓰러진 아버지는 그후 중환자실과 중중환자실을 오가며 1년간 투병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셨다. 연말에는 오만석 연출의 ‘즐거운 인생’에 나올 계획이다. 김무열은 “영화배우 송강호처럼 인간미 넘치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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