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한국의 숲, 한국의 명산 [전남 신안군 홍도 ‘깃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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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7.07 09: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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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섬’ 전남 신안군 홍도에 우뚝 솟아 있는 깃대봉.
367.4m로 그다지 높지 않아 ‘봉오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섬 자체가 전부 천연기념물이다. 그래선지, 보물을 깔고 앉은 기세가 당당하기만 하다. 홍도 주민들도 ‘깃대봉’을 육지의 백두산·지리산 못지않은 ‘영산(靈山)’으로 친다.

언제부터 ‘깃대봉’으로 불리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문헌상의 기록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깃대봉’에는 볼거리 많은 홍도를 독차지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녹아 있다는 설명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산꼭대기에 깃발까지 꽂아, 기어이 내 것으로 삼고 싶을 만큼 멋있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깃대봉이 둥지를 튼 홍도는 절구마냥 허리가 잘록하다. 먼 바다에서 보면 큰 배가 작은 배를 뒤에 달고 북동쪽으로 급히 항해하는 모양새다. 그 큰 쪽의 정상이 깃대봉이다. 아래 쪽엔 양산봉(236m)이 깃대봉을 마주보고 있다.

깃대봉 아래 펼쳐진 산자락은 온갖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오랫동안 육지와 떨어져 있어 손이 타지 않은 덕분이다. 그래서 1965년부터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됐다. 81년엔 이마저도 안심이 되지 않았던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넣은 후 특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풀 한 포기, 돌 한 개라도 가지고 나올 수 없다.

해돋이·해넘이는 관광객들이 가장 다시 보고 싶어하는 장면이다. 깃대봉, 산 중턱, 바닷가 등 어디라도 상관없다. 바로 앞 바다에서 시뻘건 태양이 뜨고 질 때면 마치 몸이 태양에 끌려가는 듯한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홍도항 바로 앞 2개의 바위 덩어리, 녹도를 배경으로 가을에서 봄까지 일출이 장관이다. 해넘이는 해돋이보다 훨씬 비경으로 꼽힌다. 북서쪽 탑섬, 띠섬, 독립문 바위 등을 무대삼아 해가 넘어갈 때쯤 갈색 바위 투성이 홍도는 서쪽 전체가 붉게 변한다. 산 너머 섬 동쪽 바닷물빛까지도 똑같은 색을 띨 만큼 섬 주변이 온통 ‘붉은 나라’로 변한다. 홍도(紅島)라는 지명은 바로 이런 해넘이 풍광에서 비롯됐다.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기자기하게 자란 홍도풍란·무엽란·나도풍란·석곡충란은 ‘숨겨나가고 싶은 모험심’을 자극한다. 절벽의 틈새마다 노송·백동백 등이 마치 인공으로 분재를 심어놓은 듯한 착각을 일게 한다. 후박나무·식나무·나자·피자 등 274가지 희귀 식물과 곤충류·파충류·포충류 등 230가지 동물도 볼 수 있다. ‘동북아 철새들의 쉼터’로 확인돼 2005년 7월 국립공원철새연구센터까지 세워져 7명의 학자들이 관찰·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랜 세월을 두고 파도가 암벽에 부딪혀 이뤄놓은 ‘해변 조각품’은 탄성을 부른다. 층층이 포개놓은 듯한 바위와 칼로 그은 듯 내리뻗은 절벽은 물론 기둥바위·원숭이 바위·독립문 바위·슬픈 바위·꽃동굴·거북바위 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북쪽 절벽엔 1933년 일제 때 만든 등대가 있어 아직도 전방 45㎞까지 불빛을 비춘다. 홍도는 남북으로 6.7㎞, 동서로 2.4㎞, 전체 면적이 6.4㎢다. 큰 동네가 쾌속선이 닿는 홍도 1구다. 이 마을 뒤편엔 길이 1200m, 폭 100m짜리 해수욕장이 있다. 경찰·초등학교·보건소·면사무소 분소·교회·성당 등이 있다. 딸린 섬 20여개 근처는 선상낚시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주민 535명이 관광 수입과 어업으로 살고 있다.

목포서 배로 2시간20분 거리…2구 등대선 무료숙박도 가능
홍도 길은 목포를 통해서만 갈 수 있다. 한때 전북 부안에서도 쾌속선이 다녔으나 중단됐다. 목포여객터미널에서 오전에는 7시50분, 오후에는 1시20분·2시에 들어가는 배가 있다. 나오는 배는 오전 10시30분, 오후 4시·4시30분 각각 3차례이다. 2시간20분 거리다. 들어갈 때 3만5100원, 나올 때 3만3600원 배삯을 내야 한다. 첫 배로 들어갔다가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는 당일치기도 많다. 그러나 겨울철엔 폭풍주의보가 잦아 적어도 ‘2박3일 여정’은 각오해야 한다.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 만큼 유명세를 타는 깃대봉이지만 정상까지는 오를 수 없다. 천연기념물인 섬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년 전부터 외지인이 산에 오르는 것을 막고 있다. 그 대신 해발 300m 지점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그런 대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동네 주민들은 여전히 1구(죽항리)~깃대봉~큰재~2구(석촌리) 사이 2.4㎞를 오갈 수 있다. 양쪽 동네에서 산에 오르는 길이 급경사여서 산행이 쉽지 않다.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거리다. 이 길은 아름드리 동백나무·후박나무 등의 숲이 터널처럼 우거져 있어 매력적인 등산로로 꼽혔다. 그래서 등산객들은 늘 “길을 열어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 신안군은 가이드를 붙여 등산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으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아직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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