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그 곳의 숨겨진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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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7.01 09: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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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 다음 중 대한민국 국회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① 어린이집 ② 미용실 ③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 ④ 지하 통로
정답은 ③번 의원전용 엘리베이터다. 국회에선 국회의원들도 일반인 방문객과 보좌진들과 똑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원래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엘리베이터에는 ‘의원용’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어 일반 엘리베이터와 구분됐으나 특권 의식과 권위주의라는 비판을 받아 왔고, 결국 2004년 9월 ‘의원용’ 팻말을 떼어내며 전용 엘리베이터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7대 국회 개원 직후 당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이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폐지하자는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의원 전용 출입문은 여전히 남아있어 일반 방문객들은 본청이나 의원회관의 앞편이 아닌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여의도 전체의 10%가 넘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오며 가며 한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국회. 그러나 시민들과는 왠지 멀게만 느껴진다. 국회하면 떠오르는 것이 명패를 던지거나 몸을 날려 싸우는 국회의원의 모습이나 줄줄이 늘어선 검은색 세단 승용차가 대부분인 데다, 건물 자체가 주는 위압감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미처 몰랐던 숨겨진 사실도 발견할 수 있고 “국회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한 면도 찾을 수 있다.

미용실, 어린이집에 빵집까지
20년 가까운 부대변인 등 당료 생활로 여의도 밥을 먹다 18대 국회에 입성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7~8년 전부터 아침마다 찾는 곳이 있다. 본청 1층 이용실이다. 아침부터 뉴스 챙기랴 회의 들어가랴 바빠 머리를 만질 시간이 없었지만 카메라 앞에 서야 할 일이 많았던 이 의원이 찾아낸 ‘명소’다. 가격은 처음 다닐 때와 다름없는 3000원. 이 의원은 “시중 이용실보다 가격이 싼 데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고 있다”며 “이용사가 20년 넘게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머리를 만져온 사람이라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더라”고 말했다. 그 비결은 바로 물수건. 머리를 손질하고 난 뒤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하면 끝나지만 국회 이용실의 이용사는 물수건으로 머리를 매만져 준다고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국회의원 특유의 헤어 스타일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이용실 옆에는 미용실도 있는데 이·미용실 모두 1987년 처음 생겨 2003년부터는 공개입찰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의정활동에 바쁜 여성 의원들과 직원 등이 주요 고객이다. 그 밖의 편의시설로는 세탁소, 구두 수선방, 치과, 한의원, 진료소 등이 있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직원들이 애용하고 있다.

나이 지긋한 의원들만 국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연령보다 더 낮은 어린이들도 국회 울타리 내에서 함께 생활한다. 다름 아닌 국회 어린이집이 그곳이다. 국회 어린이집은 국회 내 직장 보육시설로 94년 처음 문을 열었다.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은 국회 직원이어야 아이들을 입학시킬 수 있는데 국회 직원들 사이에선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모 4년차 보좌관은 “일단 국회 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출·퇴근할 때 아이와 같이 할 수 있어서 어린이집을 선호한다”며 “그러나 경쟁률이 너무 높고 후순위로 밀릴 거 같아서 아예 신청은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국회엔 빵집, 약국, 안경점, 화장품 가게, 서점, 꽃집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다. 국회 후생복지위원회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운영하는 곳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후생관’이라는 건물에 모여있는데 국회 직원과 방문객을 위한 잡화점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후생관 2층에는 예식장이 마련돼 있어 국회 직원이나 직원 자녀의 경우 예식도 올릴 수 있다. 이용료는 장소 대여료가 15만원이고 식 진행이나 피로연 식사 등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사무처 등이 입주하기 위해 새로 지은 국회 의정관 6층에는 카페가 들어왔는데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으로 유명하다.

해태상 밑에 숨은 포도주과 지하 통로
“서울이 위험해지면 국회의사당 지붕 뚜껑이 열리면서 태권브이가 나온다며?”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머다. 그러나 태권 브이는 없다. 대신 국회엔 와인이 숨겨져 있다. 어디에? 본청 정면에 위치한 해태상 밑이다. 해태상은 전설의 동물로 불 즉, 분쟁이나 화재를 물리치는 신수(神獸)로 통한다. 의사당 터에도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해태상이 세워진 것이다. 이 해태상 아래 깊이 10m에 75년 여의도 의사당이 준공됐을 때 해태주조(주)에서 기증한 백포도주가 묻혀 있다. 해태상은 좌우로 2곳이 있는데 1곳에 36병씩 모두 72병이 묻혀 있다. 와인들을 당장 꺼내볼 수는 없다고 하는데 의사당 준공 100년이 되는 2075년에 꺼내기로 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70년 가까이 기다려 꺼낸다고 하더라도 와인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보관용 와인이 아닌데다 보통 와인의 보존 기간은 50년정도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해태상은 본청 정면이 아닌 후면에도 1쌍이 있다. 지난 4월 일반인들이 출입하는 본청 후면의 안내실 앞쪽에도 해태상을 건립해 국회 내에 해태상은 모두 2쌍이 됐다. 이 해태상에는 각각 ‘국회의사당’과 ‘국민의 문’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특히 ‘국회의사당’이라는 표지석은 국회에서 이 해태상에 새겨진 것이 유일해 국회를 찾는 방문객들의 사진 찍는 명소가 됐다는 것이 국회 공보관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회에 숨겨진 또다른 비밀 장소는 지하 통로다. 국회 경내엔 본회의가 열리는 본청 의사당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도서관, 왼쪽에 의원회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세 건물은 T자형의 지하 보도로 연결돼 있다. 지상으로 올라가 걸을 때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특히 비가 오는 등 날씨가 궂을 때 인기가 좋다. 정치인들이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피해 급하게 자신의 방이 있는 의원회관으로 이동할 때에도 이 통로가 애용된다.

통로는 어둡고 축축하고 답답한 느낌이 단점이나 통로엔 사진이나 미술 작품이 걸려 있어 건조함을 달래준다.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가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고 쓴 서예 작품을 비롯해 이만섭 전 국회의장, 신상우 전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국회 직원 및 일반인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그렇다면 지하통로를 이용해 국회 건물 일반인들이 몰래 들어오는 것도 가능할까. 허술한 출입관리를 예상했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지하통로가 끝나는 지점인 도서관과 의원회관 초입에는 국회 경위가 근무해 출입증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통로 이동시간은 오전 6시~오후 8시로 제한돼 있고 본청에서 회의가 진행 중일 때는 열려 있지만 산회 2시간 뒤엔 폐쇄된다.

비밀 통로 이외에도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과 연결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내는 지하 벙커도 있다. 2005년 서울시가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하던 중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에서 발견된 180여평 규모의 이 벙커는 지하 시설물 도면 등에 기록돼 있지 않다. 다만 현재 여의도 공원이 있는 자리에 있던 여의도 공항 등이 있었던 점 등에 미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상 탈출용 또는 방공호나 대피소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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