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국내 최초 과학소설 전문 출판 ‘오멜라스’ 박 상 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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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8.06.26 08: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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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과학소설(SF)만 내는 출판사가 문을 열었다. 웅진단행본그룹의 임프린트로 출범한 오멜라스는 최근 폴란드 출신의 전설적인 SF 작가인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 ‘사이버리아드’와 ‘솔라리스’를 출간하면서 신고식을 했다. 오멜라스는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서 따온 이름이다. 소설에서 그렸듯이 과학적 유토피아도, 우주의 이상향도 아닌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인간사회를 가리킨다. 소설만 내는 것도 아니고, 장르 소설만 내는 것도 아니고, 장르 소설의 하위 장르인 SF만을 내서 출판사가 유지될 수 있을까.

박상준 대표(41)는 “SF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는데 한국에서는 SF 자체가 공백”이라면서 “외국의 SF를 소개하는 것으로도 할 일이 많지만 국내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일에도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장르 문학계에서 알아주는 기획자, 평론가, 번역가로 일해왔다. 지난해 창간한 장르 문학 전문 월간지 ‘판타스틱’의 초대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같은 장르 문학 중에서도 미스터리나 판타지는 나름의 독자층과 작가를 확보하고 있지요. 판타지를 예로 들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외국작품뿐 아니라 이우혁의 ‘퇴마록’이나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 같은 국내 작품이 나왔지요. 그러나 SF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마이클 크라이튼 등이 소개되기는 했지만 한 번도 전성기를 누린 적이 없습니다.”

그는 그러나 SF의 미래는 밝다고 단언한다. ‘태평양 횡단특급’을 낸 듀나(이영수), 단편 ‘깊’(계간 ‘문학동네’ 2006년 겨울호) 등을 통해 SF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박민규를 비롯, 김중혁·윤이형·김언수·박형서 등 젊은 작가들이 SF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한다.
“SF는 오락이기도 한 동시에 과학의 철학과 윤리를 보여줍니다. 전자로서 SF를 즐기는 사람은 다른 장르도 함께 읽지만 후자에 중점을 두는 사람은 SF 마니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박 대표는 중학교 때 읽은 아서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 끝날 때’가 보여주는 심오한 세계에 매료돼 SF에 빠져들었다. 한양대 지구해양과학과를 거쳐 서울대 대학원 비교문학과에서 공부한 그는 지금까지 100여종의 SF를 내는 데 기획, 해설, 번역 등의 형태로 관여했다. 시공사, 풀빛, 현대정보문화사(백산서당) 등에서 SF가 조금씩 나온 것은 그런 덕분이다.
“1900년에 태어나 1970년에 죽은 사람을 상상해보세요. 그가 태어날 때는 비행기가 없었지만 죽을 때는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다녀온 뒤입니다. SF는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데 따른 윤리를 꾸준히 모색해온 장르입니다. 21세기에는 더욱 필요하지요.”

오멜라스는 앞으로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 6권을 비롯해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로버트 소여 등의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렘은 과학소설과 비주류 문화권 출신이라는 한계를 넘어 세계적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작가로, 영미 과학소설이 통속적인 오락에 치우쳤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평생 치열한 글쓰기를 했다.
렘의 책 2권에 이어 나오는 책은 올라프 스테풀든의 작품인데 그는 SF의 기본철학과 원형을 제시한 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가 상상해낸 다이슨스피어는 행성을 통째로 둘러싸는 구조물로, 지구에 닥쳐온 에너지 위기를 경고한다.

박 대표는 이 같은 SF의 고전 이외에 여행할 때 지참하는 포켓북 형태의 재미있는 중·단편, 출판시장에서 새로 부상하는 영어덜트 시장을 겨냥한 SF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오시이 마모루 같은 일본의 걸출한 애니메이션은 SF적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 교과서에도 SF가 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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