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정보] 온난화 해법은 핵뿐이다?[가이아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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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6.13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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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동항법장치로 움직이는 비행기처럼 지구도 ‘자기 조절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가이아 이론’. 지구를 하나의 생명 메커니즘으로 바라본 이 이론은 저자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1970년대 초반 세상에 모습을 보였다. 30여년이 지난 요즘 신화 속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저자의 눈에 또 다른 신화 속 여신인 네메시스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네메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보복의 여신이다. 그녀는 모성이 충만한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핏줄이라 할지라도 죄를 범했을 때는 무자비하다. 지금 인류는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패륜을 범하는 자식에 다름아니다. 그 대표적인 죄가 지구 온난화이다.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귀가 따갑도록 들린다. 하지만 80대 중반의 늙은 지구생리학자가 던지는 경고음에는 절박함이 짙게 배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가이아는 위독한 상황이며 살아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온난화가 지구의 자기 조절 메커니즘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온난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과도하게 쌓이는 이산화탄소이다. 저자는 태우는 행위, 즉 연소가 이제 인류의 화형식이 되고 있다고 경종을 울리며 화석연료 사용을 당장 멈추라고 말한다.
온난화 현상을 통해 저자가 내리는 진단은 묵시록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그만큼 절박해서일까. 저자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낭만적 꿈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가이아는 더이상 ‘발전’으로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자기 조절의 힘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문명은 이제 ‘지속가능한 퇴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산업화 이전으로 시계를 되돌릴 순 없더라도 종말의 초침은 늦춰야 한다는 말이다.

환경론자를 향한 저자의 비판은 거침없다. 대다수 환경론자는 숲속의 새들이나 귀여운 동물의 복지에 신경쓸 뿐 토양에 사는 생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미생물, 곰팡이, 벌레 같은 지하세계의 생명체야말로 가이아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 또 환경론자들이 옹호하는 화석연료 대체에너지원인 풍력·바이오연료는 허구라고 꾸짖는다. 풍력발전소 건설은 자연 녹지를 희생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덜 제거하게 만들고 전기 수요에도 별 도움이 못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도 연소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실상 온난화에 한몫하는 셈이다. 그래서 “정치적 구호에 얽매인 환경론자는 가이아의 위기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본능적으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일갈은 무척 수긍이 간다. 저자는 환경론자들에게 인간 주변의 생물을 넘어 행성 전체로 시야를 넓히라고 줄기차게 강조한다.

노학자의 절박함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온난화를 막을 해법으로 핵에너지를 전면 활용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핵의 유용성이 대중의 공포심과 환경론자들의 반핵 구호에 묻혀버렸다고 안타까워한다. 핵 공포심과 반핵 감정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생성되고 냉전시대를 거치며 굳어졌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옹호하는 사람은 환경 반대론자로 낙인찍히곤 했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그것은 편견이야”라고 말한다.

“세계의 연간 이산화탄소 생산량은 270억t. 마이너스 80도로 얼려 고체로 만든다면 높이 1.7㎞에 원주가 20㎞에 이르는 산이 될 것이다. 해마다 이만한 양을 회수, 폐기하는 일은 단기간에 해낼 수 없다. 핵분열로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할 때 핵폐기물은 이산화탄소의 200만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것을 모으면 한 변이 16m인 정육면체가 된다. 이산화탄소 폐기물은 보이지 않지만 마냥 배출하면 거의 모든 이들을 죽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핵폐기물은 생산지에 구덩이를 파서 묻으므로 가이아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실제로 한 해에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고준위 폐기물을 전부 받아 자신의 땅에 묻어놓겠다고 제안해왔다. 저자가 핵에너지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이유는 인류에게 믿을 만하고 안전한 에너지 공급 시설을 설치할 시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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