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북한과 도서관 교류 유르겐 카일 獨 문화원장·바바라 리히터 박사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5.23 09:22:00
  • 조회: 418
서울 남산 순환도로를 하얏트 호텔 방향으로 가다보면 ‘괴테 인스티투트 코리아(Goethe-Institut Korea)’라는 간판이 붙은 나지막하고 아담한 건물이 나타난다. ‘독일문화원’이다. 길에서 보면 1층처럼 보이지만 지상·지하를 합치면 3층인 아담한 건물이다. 그러나 이곳이 북한에 책을 공급하고 있는 곳인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해 남북한 도서관 교류에 대한 설명회를 가진 이후 그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문화원장인 유르겐 카일(Institutsleiter Juergen Keil)과 문화원 도서관장 바바라 리히터-고강 박사(Dr. Barbara Richter-Ngogang, Leiterin der Bibliothek) 두 사람이다.

카일과 리히터에 의하면, 괴테 인스티투트의 근무자들은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최소한 연 3회 북한을 방문한다. 북한 방문의 주된 목적은 ‘독일 열람실(Germnan Reading Roo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독일 문화원은 이 프로젝트 외에도 북한을 상대로 영화, 음악, 문학 방면의 교류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문화원 관계자들은 지난 3월5~10일에도 함흥공과대학에서 158권의 독일 서적 전시회를 가졌다. 평양에 있는 독일 열람실에서 함흥으로 옮긴 것이다. 화학 및 IT분야, 그리고 독일과 한반도의 50년 교류에 관한 서적이었다.

독일문화원과 북한간 도서관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2003년이다. 서울의 독일문화원장 우베 슈멜터(Uwe Schmelter) 박사가 한·독 친선협회를 상대로 교섭을 벌여 문화교류에 합의했다. 박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듬해 6월 평양에서 독일 열람실이 정식으로 개관됐다.
이 열람실은 평양 소재 괴테 문화원의 ‘연락사무소’다. 독일의 과학기술 문헌의 교류를 위한 연락 업무를 한다는 뜻이다. 문화원은 이것을 계기로 북한 전역에 문화원 망을 설립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문화원은 남북한 도서관의 교류를 위해 지난해 4월 한·독 도서관 회의를 주관했다. 연말엔 서울의 국립도서관과 평양의 김책 공대에서 디지털화를 위한 한·독 도서관 회의를 열었다. 리히터 도서관장은 “이 프로그램은 올해는 물론이고 향후 수년간 양측의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데에는 또다른 사람의 기여가 있었다. 2007~2009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International Federation of Library Association)의 독일 회장인 클라우디아 룩스 교수다. 그는 북한과 독일간 도서관 교류를 위한 또다른 계기를 제공했다. 2001년 평양 도서박람회에 참석한 그는 독일 열람식 개관 문제를 거론하면서 도서관 교류를 제의했다. 협의를 거친 끝에 도서관 교류가 시작됐다. IFLA 회의는 베를린, 서울 등지에서 열렸다. 북한은 베를린에는 참가했으나 서울 회의에는 오지 못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평양 도서전은 다음달 23~25일 개최(2년마다 개최)되며, 9월에는 평양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린다. 독일문화원은 2006년 평양 도서전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출품 도서 200~300권을 내놓았다. 의학·과학·문학·화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도서들이 망라됐다.
카일과 리히터는 평양 도서전에 찾아온 북한인들 중 인상에 남는 일화를 소개했다.

“의사로 보이는 한 북한 사람은 독일 의학책을 만져 보고는 도저히 책을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인체를 묘사한 좋은 사진과 좋은 종이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가 독일어로 된 책들을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의학 책들을 움켜쥐고는 절대로 놓으려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독일문화원에서 전시용으로 가져간 책이었기에 아쉽지만 그에게 줄 수는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들 책이 그들에게는 손에 넣기 어려운 매우 좋은 책인 것으로 생각됐다”면서 “북한에서는 좋은 책을 소유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독일문화원과의 도서관 교류에 참여하고 있는 도서관들은 인민대학습당, 김책공대 전자도서관, 함흥의 공과대학 등이다. 평양에 있는 인민대학습당 내의 독일 열람실에는 과학 기술에 관한 문헌을 비롯해 독일의 예술·사회·정치·역사 등에 관한 서적과 정기 간행물들이 있다.
독일 책을 보는 북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북한 사람들은 특히 과학·기술·화학·정보기술(IT)·의학 등 이과 계통의 서적에 큰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두 사람은 말했다. 동시에 남북한의 공동 문화에 관한 고서적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과학적 교류를 원하는 엄청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