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난 열등반… 나눠진 교실 ‘우열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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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4.28 0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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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견해 : “멀리보면 상·하위권 모두에게 안좋아”
‘우열반’의 효과에 대해 교육학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이화여대 김안나 교수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상위권의 우월성을 추구하기 위해 우열반이 지지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위권이나 하위권 학생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예로 우열반을 실시하는 미국의 경우, 학업성취도와 가정 배경의 상관관계가 높아서 학업성취도 기준으로 반을 편성해도 열반 학생이 우반으로 건너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이 활발해 ‘개천에서 용나던’ 1960~70년대 우열반과 달리 현재의 우열반은 계층이동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열반 학생은 자아개념도 낮아지고, 교사들이 열반 수준에 맞춰서 가르치기 때문에 대학진학 준비와 관련된 고난이도 학습의 기회까지 줄어드는 등 낮은 학업수준의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섞이는 게 교육에는 좋은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홍익대 김종백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여러 학습수준의 학생이 섞여있는 것이 본인에게 손해라고 생각하는데, 반면 자기보다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급우들에게 문제풀이 등을 해주면서 알고 있던 지식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남을 도우면서 얻는 도덕적인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한 학급이 40~50명이나 되면 교사가 모든 학생을 일일이 돌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는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도승이 교수는 “학생간 특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우열반이 어떤 학생에게는 학습동기가 될 수도, 또 반대로 학습의욕을 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모든 학생에게 우열반이 좋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준의 학생을 따라가려는 학생도 생기는 반면, 위축되는 학생도 있고, 평등한 상태에서 안주하는 학생 등 학습자간 개인차가 워낙 크다는 것이다. 우열반을 하면 안하던 때보다 더 공부를 못하게 되는 학생이 생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엇비슷할 수 있다. 굳이 우열반을 운영한다면 학습성취가 높은 학생을 여러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앙대 설현수 교수는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격차가 엄연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 교실 내의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선생님들도 신경 안 쓰고 수업하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며 “기초학력 미달 플랜에 따라 뒤처진 학생을 끌어올리는 것이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주장이다. 설 교수는 “지난 10년간 진단평가도 시행하지 않는 등 교육정책은 원칙에 매몰된 것이었다”며 “교원평가 등을 통해 공교육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 반응 : “창피는 잠깐, 수준별 학습이 옳다”
정부의 자율화 추진계획에 따라 일선 초·중·고교에서 우열반 설치·운영이 가능해졌다. 우열반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열반이 교실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는 많은 학생들이 동의했다. 그러나 학생들을 성적으로 차별하는 것은 위화감을 조성, 반교육적이라는 반론의 목소리도 거셌다. 지난주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 이후 인터넷에서는 우열반 문제를 놓고 네티즌간에 한바탕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아이디 dr_jsy0305를 사용하는 한 고3 학생은 “우열반으로 나누지 않아도 이미 서로의 성적에 대해 웬만큼 알고 있기 때문에 반을 나누어 수업한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라리 수준별 학습을 통해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깨닫고 자신의 성적을 직시해야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며 “열등반에 속한 학생이 창피함을 느끼는 건 처음 잠깐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이수역 최고’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다니며 우열반을 경험했는데 열등반에 있다고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빠지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우등반에 속해 있다고 잘난 체 하는 학생이 더 학생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수준별 수업을 통해 이미 우열반 편성과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는 학생들의 경험담도 이어졌다. 자신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처음에 열반에 편성됐을 때는 부끄러웠는데 그것도 잠깐이었다”며 “열반 담당 선생님이 교과서 위주로 수업을 하면서 쉬운 단어 하나도 다 짚고 넘어가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은 “어차피 사회에 나가면 차별이 보편화돼 있고 생존 경쟁이 치열한데 학교에서 기계적으로 평등을 유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인생의 쓴맛을 조금 일찍부터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많았다. 우열반 편성에 따른 차별적인 대우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아이디 ‘이준희’씨는 “성적순에 따라 우수 학생은 야간 자율학습도 독서실 같은 좋은 시설에서 공부하고 나처럼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그냥 일반 책상에서 공부한다”며 “일반 책상에서 공부를 하는 내가 매우 부끄럽고 열등감과 위화감까지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우수반이어서 좋게 느껴질지 몰라도 하위권 반에서 공부할 때는 수업을 듣는 학생이 한 반에 10명도 채 안돼 수업 분위기가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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