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매미 울음도 새 지저귐도 사라진 열대 식물원[줄어드는 중국의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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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4.14 09: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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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남단 윈난성 시솽반나. 행정 명칭은 ‘시솽반나 다이족 자치주’다. 다이족은 태국 사람들과 조상의 뿌리가 같은 중국의 소수민족이다. 이곳은 사시사철 영상 30도가 넘는 열대지방이다. 중국에서 열대우림 생태계 보호가 가장 완벽한 곳이기도 하다. 전체 국토 면적의 0.2%가 되지 않는 곳에 중국 전체 야생 동물의 4분의 1, 야생 식물의 5분의 1이 서식하고 있다. 동물의 왕국인 동시에 식물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시솽반나 자치주의 수도는 징훙. 도심의 동쪽으로 란창강(메콩강)이 흙탕물을 일으키며 유유하게 버마와 라오스 국경으로 흘러간다.

# 늘어나는 고무나무에 생태계 파괴
지난해 12월16일 오전. 열대식물이 많기로 소문난 중국 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으로 떠났다. 40분 정도 구불구불한 2차선 포장 도로를 지나자 조그만 마을이 나타나면서 고무나무 숲이 한눈에 들어 온 간란바 농장이다. 이곳은 1948년 화교 6명이 태국에서 고무나무 2만그루를 들여와 심은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은 1740만평에 고무나무가 자라는 초대형 농장으로 탈바꿈했다.
고무 농사는 시솽반나의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소수민족인 하니족 청년 피강(20)은 6000평의 땅에 1000여그루의 고무나무를 키우고 있다. 고무즙 1㎏에 17위안(약 2210원)을 받아 매달 1만위안(130만원)을 벌고 있다. 징훙에서 직장생활 할 때보다 훨씬 많은 수입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돈이 되는 고무나무가 늘어날수록 생태계는 파괴된다는 데 있다. 고무나무 숲은 200평마다 매년 지하수 9.1㎥를 빨아들인다. 고무나무 재배가 늘어날수록 지하수는 모자랄 수밖에 없다. 피강은 “어렸을 때 주변 산은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이었고, 호랑이가 살고 있어 아이들은 무서워 산에 놀러가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무나무 숲이 들어서 있고, 매미가 울거나 새가 지저귀지 않는다. 중국 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고무나무 숲이 들어서면 새는 70% 이상이 줄어들고 포유류 동물은 80% 이상 줄어든다.

# 포유류 80%, 새 70% 이상 감소
간란바 고무농장에서 40분 정도 더 가면 중국 최대 식물원인 중국 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이다. 란창강 지류인 뤄터쑤오강이 둘러싸고 있는 넓다란 섬(900㏊)에 1만여종의 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식물원에 들어서자 갑자기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열대우림이 지구의 허파라는 말이 실감났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열대우림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식물원에 있는 열대식물조차 수량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식물원 안내를 맡은 다이족 여성 안내원(23)이 전했다.
징훙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야생 코끼리 생태원. 중국에 서식하는 코끼리 250여마리가 사는 곳이다. 중국의 코끼리는 한때 북부 허베이성이나 산시성 시안 등에도 살았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시솽반나에만 살고 있다.
중국 서남부 티베트와 서북지방인 칭하이성에 걸쳐 있는 칭짱고원(티베트 고원). 평균 해발 4200m 이상이어서 티베트 영양을 비롯한 각종 희귀 동물들과 동충하초 등 희귀 식물이 자라고 있다. 그러나 칭짱고원도 생태계가 예전만 못하다. 해발 3500m 이상 고원 지대에만 살고 있는 야생 야크는 지구온난화로 먹거리가 줄어드는 데다 남획마저 심해 숫자가 줄고 있다. 2000년 2만마리였던 것이 지금은 1만마리 수준으로 줄었다.

# 동충하초 생산량도 갈수록 급감
지난 2월20일, 칭짱철로 열차가 쿤룬산(해발 4772m)을 지나 커커시리에 들어섰다.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던 노란 색깔의 티베트 영양 3~4마리가 기차 소리에 놀라 정신없이 달렸다. 티베트 영양은 해발 4600m 이상, 그것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만 살고 있는데도 멸종 위기다. 영양 한 마리 가죽이 3만달러(3000만원)를 호가해 밀렵꾼들의 좋은 먹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 환경보호총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척추동물 2700종 가운데 300여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코끼리와 티베트 영양 외에 호랑이, 판다 등이 대표적인 멸종 위기 동물로 꼽히고 있다.
동충하초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약재다. 고산지대에서만 나오는 희귀 식물이어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동충하초 1㎏(고급 기준 40만위안)이 최고급 승용차인 BMW보다 비싸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동충하초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었다.
티베트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윈난성 샹그리라. 해발 3800m 고원지대다. 한약재 가게를 찾아 동충하초 값을 물었더니 30대 여주인은 “1g에 130위안(약 1만6900원)”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지만 웰빙의 영향으로 찾는 사람들은 많아 값이 뛰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의 양다룽 연구원은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중국 전역의 동충하초 생산량은 100t을 넘었지만 60년대에는 50~80t으로 감소했고, 90년대에 이르러서는 5~15t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동식물이 지구 온난화 영향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마구잡이 남획으로 씨가 마를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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