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조국에 다 바친 삶 ‘한국의 체 게바라’ 최재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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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3.07 11: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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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시아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1860~1920·사진)을 일컫는 말이다. 3·1절을 앞두고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최재형 선생에 대한 조명이 활발하다. 역사소설가 이수광씨가 ‘대륙의 영혼 최재형’(랜덤하우스)이란 장편소설을 지난주 발표한 데 이어 박환 수원대 교수는 평전 ‘시베리아 한인 민족운동의 대부 최재형’(역사공간)을 이번주 출간한다. KBS 1TV의 ‘한국사전(傳)’(토요일 오후 10시10분 방영)은 오는 3월1일 삼일절 특집으로 ‘잊혀진 기록,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을 방영한다. ‘최재형붐’이라고 할 만하다.

함경도 태생의 최재형은 러시아로 이주해 재산을 크게 모은 뒤 언론·교육사업을 통해 계몽운동을 펼치고,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비롯한 항일무장운동을 배후 지원했으며, 말년에는 스스로 총을 들고 일본군과 싸우다가 총살당했다. 상업으로 자산을 모은 뒤 그것을 조국 독립과 동포들의 삶을 위해 아낌없이 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다. 황제를 알현할 만큼 러시아에서 입지가 탄탄했으면서도 전쟁터에서 장렬히 전사한 혁명정신의 순수성은 그가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1990년 한·러 수교가 이뤄지기 전까지 재러시아 독립운동사에 묻혀 있었다.
이수광씨의 장편소설 ‘대륙의 영혼…’은 최재형의 생애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이씨는 “교과서에서 배운 독립운동가들은 별세계의 인물처럼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최재형에 대한 논문을 보고 인간성에 매료됐다”면서 “굉장히 멋있고 흠결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소설은 러시아 볼셰비키혁명(1917년) 이후 연해주의 빨치산운동에 가담한 최재형이 1920년 ‘4월 참변’에서 일본군에 체포돼 장렬한 최후를 마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월 참변은 러시아혁명 진압을 목적으로 구성된 국제간섭군에 가담한 일본이 러시아 혁명세력과 결합된 한인 독립운동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무자비한 체포, 방화, 학살을 자행한 사건이다.
그후 소설 속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최재형의 생애는 극적이다. 1860년 함경도 경원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난 최재형은 아홉살 되던 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다. 2년 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러시아학교에 입학하지만 형수의 구박을 못이겨 가출한다. 포시예트라는 작은 항구에 쓰러져 잠든 그는 원양상선 선원들에게 발견돼 선원이 된다. 그후 6년간 세계 각지를 항해하면서 근대문물을 익힌다.

표도르 세메노비츠란 이름으로 귀화한 최재형은 17세에 무역상회 직원으로 취직해 재산을 모은다. 얼마 뒤 부모가 있는 얀치헤로 귀향한 그는 한인과 러시아 당국의 관계를 잘 조율한 대가로 한인자치기관장인 도헌에 선출된다. 그때부터 학교를 세우고 장학금을 주며 농촌계몽운동을 펼친다. 그러다가 러시아 군대에 식량과 물자를 공급하면서 자산가로 급성장하고, 그 돈을 연해주 의병활동에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항일운동에 나선다.
그는 러시아로 망명한 항일인사들의 생계와 활동비를 책임지고 군자금을 조달하며 민족언론 ‘대동공보’와 ‘대양보’를 발행한다. 또 ‘동의회’ ‘권업회’ 등 독립운동단체를 이끌었다. 3·1운동 이후 탄생한 상하이임시정부의 초대 재무총장으로 추대되지만 그 자리를 고사하고 연해주 현지에 있다가 숨을 거둔다.

소설이 사실에 입각하면서도 노비의 자식이란 이유로 양반출신 독립운동가들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했던 최재형의 인간적 고통과 어린 시절의 사랑이야기 등 허구를 가미한 반면, 평전은 시베리아 독립운동과 러시아 한인사회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최재형의 삶을 객관적으로 조명한다. 박환 교수는 그를 ‘러시아 귀화한인들을 대표하는 진보적 민족주의 세력의 대표자’로 평가한다.
박교수는 평전에서 최재형이 조직한 ‘동의회’(1908년)가 의병부대의 무장투쟁을 지원했고, 그가 동의회 총재로 있을 때 안중근 의사가 행동대장으로 활동하면서 최재형의 집에서 사격을 연습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또 1905~1920년 사이 그가 설립한 독립운동단체와 민족언론의 활동을 다룬다. 저자는 1995년 이후 최재형의 후손들인 최올가, 류드밀라, 엘리자벳다, 왈렌친과의 만남과 그들이 작성한 여러 종류의 전기와 연보를 바탕으로 최재형의 삶을 복원했다.
한편 ‘한국사전’ 제작팀(송철훈 PD)도 1년 전부터 러시아의 유족들과 접촉하면서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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