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백두대간을 향한 저 처연한 흰 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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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2.29 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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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는 호남권의 오지다. 지금은 대전~진주간, 익산~장수간 고속도로가 뚫려 교통요지로 떠올랐지만 수년전만 해도 ‘무진장’으로 통했다. 무진장은 무주·진안·장수 등 3개 군을 말한다. 무진장 중에서도 장수군은 가장 손때가 묻지 않은 고을이다. 장안산은 장수 안에서도 인적이 뜸한 외진 곳에 솟아 있다. 장수가 고원지대라서 산이 야트막해 보이지만 실제 높이는 1237에 이른다.

장수군 장수읍과 장계·천천·계남·번암 등 5개면을 경계로 두고 있는 이 산은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뻗어내린 우리나라 8대 종산 가운데 호남 종산에 속한다. 호남과 금남 정맥의 어머니 산으로 동쪽으로 백운산, 서쪽으로 팔공산을 품으며 호남과 충청 지역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안산은 덕산계곡, 방화동, 지지계곡 등 크고 작은 계곡 26곳과 윗용소, 아랫용소 등 연못 7곳, 지소반석 등 14개의 기암괴석에 약수터 5곳을 안고 있다.

장안산은 갈대와 억새로 유명하다. 산 능선에 광활하게 펼쳐진 억새밭에 만추의 바람이 불면 온 산등성이가 하얀 억새 파도로 춤추는 장관을 연출한다.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느낌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안산은 넓고 장대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능선상에 정상인 상봉을 비롯해 남쪽으로 중봉, 하봉이 솟아 산행에 변화가 있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 덕유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큰 산줄기와 멀리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 .서북쪽으로 금강, 서남쪽으로 섬진강, 동남쪽으로 낙동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 자락인 인근 영취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금남과 호남 정맥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장안산 산행의 묘미는 산을 둘러싸고 휘감는 계곡들을 함께 감상하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장수읍에서 논개사당을 지나 동촌리 밀목재를 넘어서면 용소로 유명한 장안산의 덕산계곡이 나타난다. 영화 ‘남부군’에서 이현상 휘하의 빨치산 부대가 옷을 벗고 목욕하는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다. 장안산 일대 계곡은 과거 포장도로가 나지 않아 인적이 드물었으나 근래 도로공사가 진행되면서 차량 통행이 수월해졌다. 덕산분교를 지나 차를 세워두고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걷다보면 팔각정이 하나 나타난다. 이 곳에 서면 우리나라의 등줄기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에서 막 가지쳐 나온 장안산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자태를 살펴볼 수 있다.

팔각정에서 다시 계곡을 따라 1시간 정도 내려가면 방화동 가족휴가촌이 나온다. 휴양단지 내에는 자동차 야영장과 물놀이장, 캠프 파이어장 등이 갖춰져 있다. 등산뿐만 아니라 가족단위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이 곳에 흐르는 계곡물은 맨손으로 떠 마셔도 될 만큼 청정하다.
장수 장계쪽에서 장안산을 가는 길은 더 편하다. 함양쪽으로 가는 길 중간에 논개생가터를 찾아가면 그 곳이 장안산 밑이다. 도로가 잘 정돈돼 있어 장안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승용차로 10여분만 올라가면 된다.

장안산은 등산로가 비교적 가파르지 않고 맨흙을 밟는 기분이 들 정도로 등산로면이 좋아 가족들끼리 손을 잡고 다닐 수 있는 곳이 많다. 갈대와 단풍이 어우러진 가을 산행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무령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산행에는 왕복 4시간쯤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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