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예~봉산에 올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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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2.21 09: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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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타고 팔당가자. 지난해 말 팔당역까지 전철이 뚫렸다. 팔당역 뒷산이 바로 남양주시 예봉산. 예봉산에 오르면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은 고작 683에 불과하지만 조망은 웬만한 명산보다 낫다. 겨울의 꼬리를 밟고 서있지만 꽃은 이른 2월 가벼운 수도권 한나절 나들이로 좋다.
팔당 가는 전철은 공식적으로는 중앙선이다. 서울 용산에서 출발, 이촌~서빙고~한남~옥수~응봉~왕십리~청량리(지상역·1호선 청량리 지하역이 아니다)~회기~중랑~망우~양원~구리~도농~양정~덕소~도심~팔당까지 딱 18개 구간이다. 용산역부터 팔당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출퇴근 시간에는 편수가 많지만 그 외엔 30분에 한 대 정도로 배차 간격이 넓어진다.
도심역을 지나니 차창 밖으로 시야가 탁 트였다. 양수리 가는 강변도로 너머로 한강이 보인다. 팔당역은 새로 지었다. 옛 역사는 팔당역에서 100쯤 떨어져있다. 삼각형 지붕을 한 초라한 역사는 1939년에 지은 것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열차가 종착역에 서자 평일이었지만 50여명의 등산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예봉산의 풍광이 알려지면서 제법 산행객들이 늘었다고 한다.
코레일은 최근 팔당역 이용객이 평일엔 1300여명, 주말엔 1700여명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팔당역이 개통되기 전엔 무궁화호가 하루 왕복 1편밖에 없었다. 이선현 코레일광역마케팅 팀장은 “기차 한 대에 승객 두어 명밖에 안 탔을 때도 많았다”며 “쌍용양회의 시멘트 벌크(저장고)가 있는 팔당역은 승객보다는 화물 열차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팔당역에 내리자마자 왼쪽으로 가면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 아래 왼쪽으로 꺾어 들면 예봉산 등산로 입구다. 등산로 입구까지는 1.1㎞로 불과 20분 거리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2.3㎞. 한시간이면 오르겠거니 했는데 산은 제법 가파르다. 초입 20분 정도는 완만하다. 이후엔 각도가 제법 크다. 길 옆에는 쇠줄 난간이 있어 쉬엄쉬엄 올라도 숨이 찬다. 사실 산길이란 게 능선 타는 재미도 있어야하고, 오르막 내리막도 섞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산을 타는 맛도 있는데 코스만 보면 예봉산은 별 재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빡빡한’ 코스가 끝나면 곧바로 정상이다.

9부 능선, 다리가 뻐근하다 싶을 무렵에 등산로 옆 벼랑 너머 한강이 내려다 보였다. 절벽 앞에는 벤치까지 놓여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 벤치가 예봉산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꼭 쉬어가야 하는 포인트다. 여기서 내려다본 전망은 압권이다. 강변 왼쪽으로 쌍용양회 공장과 가운데 팔당역사가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디지털 사진기로 사진을 찍으니 사진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낫지 않다. 일단 강에 봄물이 도는지 옅은 안개같은 ‘헤이즈’(Haze)가 뿌옇게 끼어있다. 강물은 햇살에 비껴 반짝거렸으나 역광이다. 사진기자가 날을 따로 잡아 다시 올라갔으나 뿌연 헤이즈가 끼어있는 것은 아무래도 수온과 대기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연한 안개가 피어오른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정상은 헬기장처럼 생겼다. 남쪽으로 검단산과 하남시, 한강이 굽이쳐 흐른다. 북쪽으로는 잘 생긴 능선들이 줄지어 서있다. 등산코스는 여기서 여러길로 또 갈렸다. 여기서부턴 능선길도 있을 법한데 욕심을 접고 발길을 물렸다. 산행은 왕복 4시간이면 넉넉하다. 그런데 팔당역 개통으로 당분간 예봉산은 붐빌 것으로 보인다.

계산해보자. 전철 타고 한강변 나들이라면 전철값 2800원(용산~팔당역·편도 1400원). 물 한 병 500원, 김밥 2000원, 등산로 입구 비닐하우스의 할머니 커피 500원….
한나절 나들이 이만한 곳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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