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꿈꾸는 ‘눈꽃 주목’[‘민족의 영산’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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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2.13 09: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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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太白山)은 예로부터 ‘한밝뫼’라 불렸다. ‘크게 밝은 산’이라는 뜻이다. 태고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을 머리에 이고 있어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진다.
강원 태백시 문곡·소도동과 영월군 상동면, 그리고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걸쳐 있는 이 산의 높이는 1567에 달한다. 낙동정맥의 발원지이자 한반도 이남의 모태산 격인 명산으로 1989년 도립공원 지정을 받았다.
태백산은 국내 최고의 겨울 산행지로 꼽힌다. 고산준령에 세차게 휘몰아친 바람이 눈발을 날려 만들어낸 설화(雪花)가 주목군락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설경을 연출한다. 성스러운 기운을 가슴에 품고 일출을 맞으려는 등산 마니아들의 발길이 연초부터 이어지는 곳이다.
천제단은 정상 부근인 망경대에 자리잡고 있다. 삼국사기에 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신성시됐다. 망경사·백단사·유일사·만덕사·청원사 등 많은 사찰이 있는데도 민속신앙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장군봉(1567)·문수봉(1517)·부쇠봉(1546) 등 해발 1000가 넘는 고봉들이 거대한 능선을 이룬다. 영봉에서 북쪽으로 300 지점에 있는 장군봉은 태백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꼭대기에 자연석 규암으로 쌓은 사각형의 제단이 있다. 수두머리와 문수봉 사이에 있는 부쇠봉은 남으로 뻗어내린 소백산맥의 시초가 되는 곳으로 중국의 태산(泰山)과 높이가 같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동쪽에 위치한 문수봉 위에는 자갈이 많다. 자갈로 된 돌무더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흰 눈이 쌓여있는 듯하다 하여 태백산의 이름이 이곳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소도당골의 넓적바위를 지나 500가량 올라가면 개울가에 솟아있는 높이 50여의 거대한 기암절벽을 만나게 된다. 마치 장군이 칼을 집고 서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어 ‘장군바위’로 불린다. 이곳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장군이 신성한 태백산으로 악귀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지켰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처럼 태백산은 장엄한 풍모를 갖추고 있으나 암벽이 적고 능선이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오를 만하다. 4~5시간 정도면 들머리에서 천제단을 거쳐 하산할 수 있어 가족산행지로도 적격이다.
산중에는 한국 특산종인 노랑무늬붓꽃과 모데미풀 등 40여종의 각종 고산식물이 자생하며 계절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봄이면 산 정상을 뒤덮는 철쭉이 장관이다. 태백산의 평균 기온은 같은 위도의 산들보다 4∼5도 정도 낮아 5월말이나 6월초쯤 되어야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산중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봄 철쭉도, 가을 단풍도 무척 좋지만 태백산 풍광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겨울철 흰 눈으로 뒤덮인 주목 군락의 설경이다. 태백산에서 자라는 주목은 2800여그루로 그 중 지름이 1.44에 달하고 수령이 500년 이상 된 것도 있다. 정상 부근에 국내 최대 주목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에 핀 눈꽃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낸다. 이 때문에 많은 산행객들이 세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주목 군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밖에 해발 1500 지점에 위치한 망경사 입구엔 한국명수 중 으뜸으로 꼽히는 용정이 있다. 용정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로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祭水)로 쓰인다. 산행 중 이곳에서 마른 목을 축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맑은 날 정상에 서면 멀리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는 행운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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