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영부인’도 준비하기 나름?[김윤옥여사 특별수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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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2.12 09: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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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차기 미국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영부인 출신 상원의원이 지난해말 대통령에 당선, 사상 첫 부부 대통령이 나왔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부인 로라는 “(무심한 남편 때문에) 나야말로 위기의 주부”란 유머 넘치는 연설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남편을 도왔다. 그런가하면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 부인 세실리아는 “난 양지보다 음지가 더 어울린다”며 영부인 자리를 박차고 엘리제궁을 떠났다.
구미에서는 이처럼 영부인이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이자 대통령궁 내 ‘야당’이 되는 일이 적지 않다. 대통령 부인이 우아하게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다면 한국은? 아직까지 나서는 영부인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영부인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 달 후면 청와대 안주인이 되어 퍼스트레이디가 될 이명박 당선인 부인 김윤옥 여사(61)도 요즘 ‘퍼스트레이디’ 수업이 한창이다.
선거 과정에서 김여사는 마음 고생이 컸다. 자신의 핸드백과 시계, 자녀들의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친정 동생이 연루된 재산문제 등이 연일 매스컴을 장식했다. 또 각 매체에서 실시한 ‘가장 호감이 가는 영부인 후보는 누구인가’란 설문조사에서도 정동영 후보 부인 민혜경씨에게 밀려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소문이다.
그래서 매스컴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김여사의 오랜 지인들은 물론 선거운동 과정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이들은 입모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데는 부인 덕도 크다”고 했다. 먼저 이당선인이 “아내가 옆에만 있어도 걱정이 없어진다”고 할 만큼 그는 낙천적인 성격에 유머감각이 풍부하다. 그런 한편 “(이당선인의) 가장 신랄한 비판자이자 야당”이라고 할 만큼 적절한 지적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당선인의 측근은 김여사가 29세에 대기업 사장의 ‘사모님’이 된 이후 회장 부인, 서울시장 부인 등으로 대외적 활동을 해와 영부인으로서 활동에 특별히 부족한 데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소망교회를 비롯, 다일공동체와 적십자 등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와 “준비된 영부인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부인이 되면 또 다른 법. 그래서 화술에서부터 매너는 물론 여성복지 및 정책전반에 관한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적으로 보완하고 있는 부분은 국가 정책이다. 청와대에서 영부인을 보좌할 것으로 알려진 김금래 인수위 비서실 여성팀장은 “다른 외부활동 대신 당선인의 정책자문단 교수들과 당 정책위 관계자들로부터 분야별 정책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관심을 보여온 복지·여성·보육정책은 물론 정치·경제·문화 현안 등 전 분야가 수업 과목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당선인이 가장 주력하는 경제에 대해서도 특별수업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태현 양성평등본부장과 조은희 전 청와대 비서관도 조언 그룹에 들어있다. 조전비서관은 역대 한국 영부인을 연구한 책을 쓴 바 있는 이 분야 전문가. 이밖에 대통령 부인으로서 숙지해야 할 외교사절단 접견 방식이나 해외순방에 대비한 국제 상식 같은 실전용 프로그램도 전문가들로부터 전수받고 있다.
당선인 부인이 가장 자신있어 하면서도 걱정하는 것이 대중 연설. 측근들도 사석에서는 적절한 유머에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미소 등으로 친근감을 주지만 너무 솔직한 성격이어서 혹시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을까 염려한다. 위장전입 논란 때는 “애들 교육을 제가 도맡아 하다보니 친구따라 좋은 학교보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숨겨둔 아들이 있다는 소문에는 “진짜 있으면 데려와라, 선거운동할 사람도 없는데 일 좀 시키자” 등의 직설적인 화법이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얻긴 했다. 그러나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억양과 ‘아줌마 화법’ 등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인 이금희씨 등으로부터 화법·제스처·발음은 물론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연설 스타일 전반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두번 정도 이야기를 나눴을 뿐 강의를 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김여사가 누구에게나 항상 경어를 쓰고 진솔함이 매력이라 억지로 아나운서 스타일의 화법을 배우기보다는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 낫다”고 말했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역시 아직 정해진 담당자는 없다. 이당선인을 6년간 도운 스타일리스트 강진주씨의 조언을 듣지만 특정한 브랜드나 의상실이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옷을 구해 입는다. 머리 역시 사는 동네인 가회동 미용실에 다니다가 요즘은 특별한 날에는 미용사를 불러 손질하는 정도.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 디자이너 이광희씨를 비롯한 패션쇼장에도 자주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취임식 드레스 코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파란색, 베이지색 등 밝은 빛깔의 스커트 정장을 즐겨 입지만 한복 차림도 잘 어울려 한복 디자이너들이 김여사가 육영수 여사처럼 한복 붐을 일으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외수업 외에 김여사 혼자 따로 준비를 하는 것도 있다. 최근 주변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의 특징이나 발언 등을 작은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는 메모 습관이다. 김금래 팀장은 “좋은 정책제안이나 생생한 민심을 적어 뒀다가 당선인에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도움을 주었던 이들에게 전화해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영부인 내조를 시작하고 있다. 외부활동은 거의 없지만 지난 22일, 자신이 다녔던 연세대 여성최고위경영자 과정 신년인사회에 참여해 “5년 동안 남편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겠다”고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함께 수업을 들었다는 한 여성기업인은 “영부인의 역할은 멋진 말투와 아름다운 맵시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가족 및 친인척을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대선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내공이 깊어 잘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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