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영화감독 은퇴… 희곡 신작 선보일것”[작가겸 연출가 장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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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1.30 09: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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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지난 16일.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은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도둑이 등장하는 코믹 연극 ‘서툰 사람들’이 방금 끝났고 무대에는 작가 겸 연출가인 장진(38)이 올라섰다. 매주 수요일 밤 열리는 ‘수다데이’ 시간. 관객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졌고 목이 탈 때마다 장진은 소품으로 사용된 커피를 들이켰다. ‘서툰 사람들’은 장진이 23살 때 쓴 작품으로 부산에서만 공연돼왔다. 그가 연출해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특히 남자 관객들의 질문이 많았다.
-작품을 쓸 때 웃음을 계산하나.
“희곡은 재료 문학이다. 순수문학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말 희곡을 좋아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대한다. 계산하지 않는다. 데뷔 초반엔 나만 웃었다. 이젠 내가 웃는 장면과 관객이 웃는 장면이 80% 정도 맞춰진다. 하지만 안터지는 10~20%가 치명적이다. 배우들에겐 ‘여기서 100% 터진다’고 사기치며 연습한다.”
-영화 ‘아는 여자’에도 그렇고 도둑이 자주 나온다.
“은근히 도둑을 좋아한다. 전봇대, 취조실도 많이 나온 것 같다. 옛날에는 도둑이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무서운 흉악범이 더 많지 않나. 게다가 내 작품 속 도둑들은 서툴다. 정서적으로 친근감이 있다. 따로 메시지는 없다.”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희곡 신작이 없다. 영화만 한다. 매너리즘이냐.
“매너리즘이란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것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웃기기를 바라는데 난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내딴엔 사실 진보적으로 가고 있다. 영화, 희곡 구분하지 않고 막말로 기분내키는 대로 한다. 사실 영화는 책임감이 따른다. 희곡은 내년에 신작을 발표할 계획이다.”
-감독한 영화는 잘 안되고 제작 영화만 흥행되지 않았나.
“사람들이 편협하게 생각한다. 사실 관객 800만명이 몰린 ‘웰컴 투 동막골’은 ‘장님이 어쩌다 문고리 잡은 격’이다. 제작기간, 비용 등을 따지면 (내가 감독한) ‘박수칠 때 떠나라’가 최고로 많이 터졌다. ‘거룩한 계보’ ‘아들’도 본전은 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혀 이젠 상관하지 않는다.”
-직접 출연할 때가 많은데 팬서비스 차원이냐, 연기 욕심이냐.
“연기를 전공했다. 학교 다닐 때 조연한 적 없다. 황정민, 정재영 다 내 상대역이었다. 농담삼아 ‘권력의 맛’을 봐서 이제 연기 안한다고 말한다. 너무 힘든 걸 알고 겁도 난다. 영화는 아니고 무대에선 언젠가 연기해볼 생각이다.”
관객들의 질문을 끊어서 겨우 대화시간을 마쳤다. 이제부터는 2차 기자 홀로 인터뷰.
장진은 새 영화 ‘로맨틱 해븐’ 준비를 위해 전날까지 일본에 있었다. 3년 전 그와 만났을 때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가 흥행에 성공할 무렵이었다.
사람들은 ‘청년 재벌’ 운운했지만 정작 그는 “빚 갚기 바쁘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제작사 ‘필름있수다’의 빚은 다 갚았고 개인 대출만 남았다”고.
장진은 3년 전 마흔살에 접어들면 “영화감독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유효할까. 그는 “진짜 그럴 생각이다. 제작, 시나리오 작업은 하겠지만 감독은 안한다. 영화는 너무 상업적 궤적 안에 있어 스트레스가 크고 내 인생이 불행할 것 같아 싫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 2편을 만드는데 다른 한 편은 공상과학 영화다.
장진은 “코미디에 대한 강박관념은 이제 없어진 것 같다. 관객들의 기호를 맞추려면 이미 그들은 한 발 가버리고 없어 불행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의 코드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최근 희곡집을 발간했고 내년 여름에는 ‘새로운 시대의 마당극’을 선보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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