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눈은 바다를 좇고, 발은 ‘학의 춤’ 좇고[경남 마산시 무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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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1.25 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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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시 무학산은 오목한 항구의 뒷산과 같다. 해발 767m로, 옛 이름은 풍장산이다. 백두대간 낙남정맥의 최고봉이다.
무학(舞鶴)은 말 그대로 ‘춤추는 학’이라는 뜻. 무학산은 마치 학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듯한 산세를 보인다. 마산시를 서북쪽에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이 산자락 아래 40여만명의 마산 시민이 산다.
마산은 본래 무학산 자락이 마산만에 빠져있었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 월영대를 지을 때 산기슭을 핥는 물결에 달이 비치는 정경을 보았을 것 같다. 산의 형세가 학의 정수리와 날개, 그리고 다리를 닮았다. 등산로에 설치된 무학산 지형 사진 위에 학의 모습을 겹친 그림을 보면 실감 난다.
무학산 산세는 가파르고 계곡물은 적다. 능선을 타면 마산만을 비롯, 남해안 다도해를 함께 볼 수 있다. 산행이 힘겨울 때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 땀이 저절로 식는다.
무학산 등산길은 12가닥이 있다. 그중에서 서원계곡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의 경관이 가장 수려해 등산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무학산은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졌지만 서원계곡은 비교적 풍화에 약한 화강암맥이 뻗쳐 깊고 길게 파여있다. 서원계곡은 과거 서원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은 사찰이 6개나 있다.
서원계곡은 본래 바다까지 이어진 긴 골짜기였다. 색깔이 밝은 화강암 바위와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골짜기가 2㎞가량이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도시가 확장되면서 해변 쪽부터 개발됐고, 최근에는 산 기슭 쪽에 유원지 시설 공사가 이뤄지며 계곡 면이 콘크리트 벽으로 평평해졌다. 이 때문에 등산객이 계곡을 따라 걷지 못하고 산 비탈면을 잘라 만든 길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 비탈길을 따라 40여분쯤 올라가면 중턱 절벽에 세워진 전망대를 만난다. 이곳에 서면 항아리처럼 생긴 마산만과 이 만의 가장자리에 건설된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산만 입구 쪽에는 마산과 창원을 잇는 늘씬한 모습의 마창대교가 보인다.
무학산 자락에는 문신미술관, 만날고개, 서마지기, 국립 3·15 민주묘지 등이 있다. 문신미술관은 작고한 조각가 문신씨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부인 최성숙씨가 지었다. 문신씨는 프랑스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귀국해 고향인 무학산 자락에 머물렀다. 무학산 산세가 새의 양 날개처럼 균형을 잡았듯이 문신씨는 삼라만상이 지닌 대칭성을 추구한 작가로 유명하다.
만날고개는 모녀상봉에 관한 전설의 장소였으나 오늘날에는 그리운 사람이 만나는 현장이다. 서마지기는 정상 아래 넓은 평탄지로 마산시민정신을 결집하는 큰 일이 있을 때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국립 3·15 민주묘지는 4·19 혁명 도화선을 몸으로 태운 의사들의 묘역이다.
무학산 정상에서는 새의 신체구조를 생각하며 걸을 수 있다. 새의 다리에 해당되는 곳은 시루봉이고, 정수리에 해당되는 곳이 학봉이다. 왼쪽 날개 쪽은 봉화산이 되고 오른쪽 날개는 대곡산이다. 어느 쪽이나 오르내리는 데 3~4시간 걸린다.
이은상 시인이 고향 마산만을 그리며 쓴 시에 곡을 붙인 ‘가고파’ 가사를 떠올리며 걷고 싶다면 학봉 길이 좋다. 꿈엔들 잊지 못한다는 ‘그 잔잔한 고향바다’가 눈에 들어오고 그 풍경 한가운데는 ‘돝섬’이란 작은 섬이 떠있다.
무학산은 일부 구간이 안식년을 가져야 할 정도로 많은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경남생명의 숲’ 회원들이 각종 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설명하는 명패를 달아 현장학습하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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