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휴대전화 요금 20% 인하 과연 가능할까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1.21 09:18:57
  • 조회: 294
휴대전화 요금 인하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보통신부에 이달 말까지 ‘통신요금 20% 인하’ 방안을 만들라고 지시하면서부터다. 정통부와 통신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과연 “피부에 와닿는 수준”의 방안이 나올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요금구조 자체가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복잡한 데다 통신사마다 요금상품도 수백가지에 이르기 때문이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사용하는 필수품 휴대전화, 그 요금 속에 숨어있는 통신사들의 ‘수지 타산’을 들여다봤다.

◇요금 구성은 어떻게=‘휴대전화 요금은 가입비, 기본료, 통화료로 구성된다. 가입비의 경우 고객이 처음 가입할 때 드는 각종 전산처리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업계는 밝히고 있다. SK텔레콤이 5만5000원, KTF와 LG텔레콤이 각각 3만원을 가입비로 받는다. 기본요금의 경우 휴대전화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금액이다. 기본요금은 요금상품마다 천차만별인데, 2세대(음성통화) 휴대전화 표준요금 기준으로 SK텔레콤과 KTF는 1만3000원, LG텔레콤은 1만2000원을 책정했다. 통신사들은 “가입자들의 사용 빈도와 관계없이 365일 시스템과 인력·장비, 전화번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통화료는 사용시간에 따라 종량제로 부과돼 2세대 표준요금 기준으로 10초당 SK텔레콤 20원, KTF와 LG텔레콤은 18원씩을 받는다. 문자메시지(SMS)의 경우 3사 모두 1건당 20원씩 받는다.
시민단체 등에선 통화량과 무관한 가입비와 기본료를 없애거나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과기정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상반기 통신3사는 전체 매출(9조8468억원)의 3분의 1가량을 기본료(3조2649억원)와 가입비(2898억원)에서 확보했다.
◇요금제 종류만 수백가지=휴대전화 요금상품은 각 통신사에서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SK텔레콤의 경우 현재 2세대, 3세대(영상통화),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합쳐 70여개의 요금상품을 팔고 있다.
여기에 위성DMB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을 묶은 결합상품과, 판매는 중지됐지만 서비스는 남아있는 상품까지 합치면 수백개에 이른다.
KTF 역시 2·3세대 요금제 100여개에다 옵션 및 약정할인요금제, 망내할인 등을 합해 200여개에 이른다. LG텔레콤은 음성통화 및 무선인터넷 요금제로 3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요금상품만큼이나 부가서비스 종류도 다양하다. 통화중대기, 스팸 차단과 같은 무료 부가서비스와 개별통화 수신거부, 착신전환 등의 유료 서비스로 나뉘어 있다. 똑같은 서비스라도 통신사별로 유료이기도, 공짜이기도 하다. 발신번호표시 서비스는 SK텔레콤 가입자는 무료이지만, KTF와 LG텔레콤 가입자는 각각 월 1000원, 2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요금상품은 수백가지에 이르지만 소비자들이 요금 산정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를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요금은 총괄 원가제이기 때문에 총원가를 세분화해 영역별로 비용을 배분하는 식”이라며 “따라서 특정 항목에 들어가는 비용만 따로 계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요금상품에 대해 통신업체들은 가입자들이 각자의 통화 패턴에 따라 유리한 요금을 따져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취지라고 하지만, 세분화된 요금체계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KTF 관계자는 “표준요금제와 각종 옵션·약정요금제 등을 포함해 평균 한 달에 한 개꼴로 새 요금상품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며 “한시적으로 판매됐다 없어지는 요금제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SK텔레콤의 경우 후발 사업자 보호 명목으로 정통부의 요금 인가를 받게 돼 있고, 나머지 사업자들은 요금 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20% ↓’ 불가능한가?=인수위의 방침에 대해 통신업계는 “시장 특성을 무시한 발상”이라면서 불만이 가득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서비스는 단말기, 통신장비, 부가서비스 등 관련업계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왔는데 인위적인 메스를 들이대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20% 인하 방침은 시장경제 활성화를 지향한다는 새 정부 콘셉트와도 안 맞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신서비스는 차세대 망에 대한 선행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고, 투자 후에도 유지·보수·관리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투자가 끝났으니 가입비·기본료를 폐지·인하하라는 건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YMCA 시민중계실 김혜리 간사는 “전국적으로 망이 거의 다 설치됐고 통신3사 모두 원가보다 높은 이윤을 창출해 요금 인하요인을 갖고 있다”며 “기술 투자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지, 소비자들에게 기본료와 가입비를 내게 해 부담을 전가하는 건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수년간 독과점적인 시장에서 유리하게 책정된 요금제도로 막대한 이윤을 남겨온 통신사측이 이제와서 시장 원리 운운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도 있다.
통신사들은 최근 궁여지책으로 결합상품(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TV 등을 묶어 사용하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 개발을 통한 요금 인하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거의 없는 ‘눈가리고 아웅’식 발상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지난 7일 현재 SK텔레콤 전체 가입자 중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은 0.0086%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