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여행은 소비 아닌 관계맺는 것”[Fair Traver 공정여행]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8.01.04 09:14:07
  • 조회: 8925
“한국 관광객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돼지’라고 합니다. 그만큼 방을 더럽게 쓴답니다. 언제나 큰소리 지르고, 술 많이 먹고, 절대 ‘부탁한다(please)’라는 말은 하지 않죠.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하자센터. 필리핀에서 온 에코투어 가이드 로잘리 제루도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보는 한국인과 관광지에서 만나는 실제 한국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제천의 대안학교 간디학교의 김혜림·김시내양도 필리핀 세부 현지의 증언을 전했다. “관광청 직원까지도 ‘한국인들은 돈이면 다 되는 줄 알고 필리핀 사람을 무시한다’고 말해요.” 김양 등은 지난달 분쟁지역인 필리핀 민다나오 섬과 세부 등을 여행했다.
이날 행사는 평화운동단체 이매진피스,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이우학교, 대학생 정토회, 하자센터 등이 마련한 ‘여행, 좋아하세요’라는 이름의 문화 축제. 부제는 ‘공정여행축제’다. ‘공정여행(Fair Travel)’은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 온 개념.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처럼 여행자와 여행 대상국의 국민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을 가리킨다. 여행자의 윤리적 책무를 강조하는 ‘책임여행(Responsible Tourism)’ ‘윤리적 여행(Ethical Tourism)’ 등과 맥락을 같이한다. 단체 관광 중심의 기존 여행과 달리 평화여행, 교육여행, 봉사여행 등 색다른 방식의 여행을 해온 단체와 개인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안여행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로는 국내 최초다.
한국 관광객의 ‘부끄러운 현실’에 대한 보고로 시작한 행사는 관광산업 점검, 여행 가이드북 비판, 공정여행 가이드라인 만들기, 강연 등으로 이어졌다. 평화운동가이자 여행가인 임영신씨는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씩 성장하지만 관광의 경제적 이익 대부분은 G7국가에 속한 다국적 기업에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이익이 발생했다 다시 빠져나가는 누손율이 네팔 70%, 태국·코스타리카 각각 60%와 45%로 관광수익의 절반 이상이 나라 밖으로 유출된다는 것이다.
이날 만들어진 공정여행 가이드라인은 관광 수익이 현지인에게 돌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이용,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 구입 등 지역 사회 살리는 여행하기’ ‘현지 원주민을 통해서 문화 소개 받기’ 등이 그 예다. 서정기씨(연세대학교 교육인류학 박사과정)는 “여행지의 제대로 된 문화를 소비하며, 소비되는 문화의 이익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민감해지는 것이 바로 공정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개월간 아시아 각지의 공정무역 현장을 다녀온 주세운씨,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으로 참전했다 ‘피스보트’를 타고 세계 각지의 평화·인권 현장을 찾은 김명신씨 등도 자신의 여행 경험을 발표했다. 군부독재를 피해 버마 난민들이 모여사는 캄보디아 메솟 여행, 분쟁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 필리핀 민다나오섬, 티베트 등을 여행하는 이매진피스의 ‘평화여행’ 등 색다른 여행도 소개됐다.
이매진피스의 이혜영씨는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관계”임을 강조하며 “‘다른 여행은 가능하다’는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