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이제 열리지 마 마음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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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12.26 09:30:24
  • 조회: 418
괌 투몬 비치 북쪽 끝엔 ‘사랑의 절벽’이란 이름의 전망대가 있다. 수백년 전 괌이 아직 스페인 식민지였던 시절의 이야기다. 한 스페인 장교가 아름다운 차모로족(괌 원주민) 아가씨에게 한눈에 반했다. 그러나 그녀에겐 이미 사랑하는 같은 부족 연인이 있었다. 장교는 그녀에게 청혼했고, 부모는 딸의 의사와 달리 권력을 쥔 장교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결혼식 전날 밤, 그녀는 연인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스페인 군대가 그들을 쫓았고, 달리고 달려 그들이 닿은 곳은 이 절벽이었다.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긴 머리카락을 묶고 절벽 아래 바다로 뛰어내렸다. 머리카락을 묶고 죽으면 다음 세상에서 만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전설이 전해지는 절벽 전망대엔 머리카락 대신 연인들의 자물쇠가 묶여 있다. 철망의 구멍마다 빼곡한 자물쇠는 수백개가 훌쩍 넘는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열쇠는 절벽 아래 바다로 던져버린다. 자물쇠 달린 사랑의 절벽은 괌의 명물이 됐다.
‘사랑의 자물쇠’는 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장자제(張家界) 천하제일교 난간, 황산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등산로, 일본 간사이 후쿠이현 미타타고코 호수 공원, 시베리아 한복판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예니세이강 전망대(사진)에도 있다. 전경을 굽어볼 수 있도록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자리잡은 관광 명소들이다. 낭만적인 분위기가 넘쳐나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에도,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촬영지인 일본 시코쿠 카가와현의 작은 어촌마을에도 연인들의 자물쇠는 어김없이 걸려 있다. 일부 관광지에서는 아예 입구에서 자물쇠를 팔기까지 한다.
로마에서는 최근 ‘사랑의 자물쇠’의 무게를 못이겨 가로등이 넘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로마에서도 가장 오래된 폰테 밀비오 다리다. 지난해 인기를 끈 한 소설에서 ‘다리 가로등에 자물쇠를 걸고 열쇠를 강물로 던지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다뤘기 때문이다. 연인들이 앞다퉈 가로등을 감싼 쇠사슬에 자물쇠를 걸었고, 결국 가로등 2개가 넘어졌다. 주렁주렁 달린 자물쇠가 본래의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연인들이 다리에 갈겨 놓은 낙서 때문에 한때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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