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성은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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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학 박사 임춘식
  • 07.12.19 13:10:27
  • 조회: 491
여자든 남자든 노인이 이성에 대해 깊은 눈길을 보내면 대개 ‘주책없다’거나 ‘노망났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섹스의 세계’에서 은퇴했다고 보는 탓이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노인들의 관심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 절실할 수 있다. 독신 노인일수록 더 그렇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나이를 먹으면 섹스는 불가능한 것으로 단정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고, 또 설령 그것을 충분히 해낼 만한 능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주변의 여건 때문에 스스로 섹스를 포기하는 경향이 너무 짙다.
노년기의 과색(過色)은 수명을 단축시키고 건강을 해친다는 항간의 속설이 그것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마음가짐은 전혀 그릇된 생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금욕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오늘날의 의학 상식이다. 노인들도 최근에는 스스로 노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전통적으로 노인들의 노혼을 부적절한 것으로 보는 관념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노인 스스로가 원하더라도 노혼의 성립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성 도덕관과 세상에 대한 일종의 체면 때문이다. 노인들 스스로도 재혼하지 않는 것이 자녀들에게 가장 존경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미망인일 경우 재혼은 자식과 전남편에 대한 배신행위로 치부하거나 재혼 때문에 자식에게 지금까지 쏟았던 애정과 공로가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자녀들은 먼저 작고하신 부모님에 대한 도리, 아직까지 보편화되지 않아 나타나는 노부모의 재혼에 대한 편견, 주위의 체면, 또 부모를 모셔야 할 경우 경제적 부담의 가중, 그리고 유산배분으로 인한 불안 등이 노인의 재혼을 금기시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사회적 편견이다. 노인들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지만 젊은 사람들처럼 성(性)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 쉽지도 않고 성적 발산을 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노인의 성을 젊은이들의 성행위와 비교해 무시하는 태도와, ‘박카스 아줌마’식의 매매춘만을 떠올리며 일탈적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그렇다. 성관계를 맺지 안더라도 손을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적절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게 성생활에 적극적인 노인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은 가부장적 굴레와 합해지면 여성노인들에게 훨씬 가혹하다. 폐경기가 지난 여성을 아예 무성적 존재로 치부하는 경향도 그중 하나일 것 이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성욕은 남자에 비해 노화로 인한 타격이 적다. 성 보고서로 유명한 킨제이는 “평생토록 여성이 남성보다 성적 안정성이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학자들이 “노인의 성 문제는 곧 여성노인의 성문제” 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런 사회적 조건과 생물적 조건을 합한 결과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노년기를 소외의 시기가 아닌 여생을 즐길 수 있는 성숙한 시기로 준비할 수 있도록 차세대 노인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예기적 사회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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