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저도 가끔은 혼자있고 싶어요[집 나온 생쥐 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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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12.17 09:30:04
  • 조회: 424
랄프는 어느 허름한 호텔 215호실 쥐구멍 안에 사는 생쥐다. 그러나 음식 부스러기나 줍고 다니는 데 정신을 빼놓는 보통 생쥐가 아니다. 빨간색의 모형 오토바이를 타고 속도와 모험을 즐길 줄 아는 생쥐다. 랄프는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졸졸 쫓아다니며 오토바이를 태워달라고 귀찮게 구는 동생들에게서 벗어나고만 싶다. 어느 날 가출을 감행하는 랄프.
어른이라면 성장기에 한번쯤은, 이제 사춘기 문턱에 다다른 십대 초반의 어린이라면 한창 고민하고 있을 법한 일이 바로 랄프와 그 주변에서 벌어진다. 자기 방에 들어가면서 ‘쾅’ 방문을 닫기 시작한 어린이가 있다면 아마도 상당 부분 동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가출한 랄프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온 소년 가프를 만난다. 그러나 가프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소년이다. 가프를 이해하고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캠프장에서 일하는 질 아주머니다. 누군가의 말에 마음을 열고 귀기울인다는 것의 중요함도 전해준다. 본의 아니게 가프의 애완 쥐가 되어 목공실 우리 안에 갇히게 된 랄프는 갖은 고생을 겪으며 전에는 몰랐던 가족의 소중함, 따뜻한 보금자리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이 책의 미덕은 가르치러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객관적인 시선으로 랄프와 그가 만나는 아이들, 어른들을 그려내고 있다.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다른 이들의 대처 방식, 해결점 등을 따라가면서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다. 짧고 경쾌한 문장, 세밀한 상황 묘사, 마음속을 들여다본 듯한 심리 묘사가 읽는 맛을 준다.
시리즈 ‘랄프와 오토바이’ ‘랄프는 똑똑해’도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랄프에게 어떻게 오토바이가 생기게 됐는지 그 과정도 재밌다. 키스라는 남자 아이에게서 “오토바이를 믿고 맡길 만큼 다 큰 생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어”라는 모욕적인(?) 말까지 들은 랄프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며 오토바이를 선물받게 된다. 랄프 성장기의 최종판 격인 ‘랄프는 똑똑해’에서는 가출한 랄프가 학교로 간다. 랄프를 통해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원인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다. 외로움으로 퉁명스러워진 라이언, 브래드 등의 아이들과 랄프가 펼치는 모험과 소동이 그려진다. 빨리 어른이 돼서 지겨운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금지당한 모든 것을 하고 싶다며 볼멘소리하는 어린이들이 랄프를 통해 대리만족하며 즐거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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