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엄마들 ‘입김’에 공연계 벌벌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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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11.27 09:07:47
  • 조회: 415
요즘 어린이 공연의 흥행은 ‘엄마들의 입’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 관람 여부를 어머니가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획사에서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머니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고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교육적·오락적 측면에서 뜯어보기도 하고 키 작은 아이가 방석을 깔고 앉았을 때 잘 보이는 자리는 어디인지, 어떤 장면에서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은지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다. 불친절한 기획사에 대한 고발이나 공연장에서 누릴 수 있는 여러 혜택도 공유한다. ‘방귀대장 뿡뿡이’ ‘어린이난타’ 등을 제작한 PMC프러덕션의 민지혜씨는 “어머니들은 입소문도 빠르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며 “돈을 들인 만큼 확실한 효과를 누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PMC는 아예 프리뷰공연 전 1회의 공연을 어머니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 공개해 평가를 듣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공연정보를 나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사이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터무니없는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연말 가족공연을 진행 중인 한 공연기획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처음엔 할인만 해달라는 식이었지만 점점 더 기업화되면서 수수료를 가져가는가 하면 자기 회원들에게만 차별화된 혜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요즘은 어린이 공연의 성패가 엄마들에게 얼마나 혜택을 주느냐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 기대작 중 하나인 ‘토마스와 친구들’도 원작의 명성 덕분에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초반에는 고전했다. 단체관람 할인율이 20%로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사인 펜타토닉 신재은 실장은 “요즘은 50% 할인이 일반화돼 적어도 40% 이상 할인이 아니면 단체관람을 안 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결국 가격에 ‘할인용 거품’이 낄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피해는 일반 관객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단체관람 할인이 늘어나면서 특정 사이트의 경우 운영자가 수수료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 ‘애니’의 50% 할인을 받아낸 사이트의 경우 공연마다 카페 운영자가 5~10%의 커미션을 받는다. 예를 들어 5만원짜리 공연을 50% 할인해주고 수수료 8%가 붙으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거의 60%에 가깝게 할인해주는 셈이다. 티켓 예매 사이트의 수수료가 5~10%인 것을 생각하면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획사로부터 표를 받아 저가에 내놓고 카페 회원글 등을 관리하며 표 파는 일을 대행하는 전문업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다른 사이트 운영자들은 카페 초기화면에 “우리 카페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운영되는 동호회”라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사다리아트센터의 정현욱 대표는 “사이트 운영자가 밀어주는 공연에 회원들이 몰리게 마련인데 일부 사이트는 작품의 내용보다 운영자에게 수수료를 많이 떼어주고 할인을 많이 해주는 공연 위주로 민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진촬영이나 배우들과의 대화 등 공연 관련 이벤트를 요구한다면 얼마든지 응할 수 있지만 회원 수를 무기로 무조건 가격부터 낮추려 하고 커미션까지 챙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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