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中, 신화를 역사로 가공하는 중”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11.23 09:22:16
  • 조회: 349
>> 김선자씨 ‘황제신화…’서 비판

신화는 본질적으로 허구적 서사물이다. 역사가 아니다. 그러나 민족주의가 가세하면 신화는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자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악용되곤 한다. 게르만신화를 이념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히틀러와 천황을 태양신 아마테라스의 자손으로 승격시키고 자신들의 동아시아 지배를 정당화하려 한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그러했다. 같은 일이 21세기에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중국에서다. 특히 중국인들이 시조로 여기는 황제(黃帝)에 대한 신격화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황제는 복희씨, 신농씨와 함께 삼황(三黃) 혹은 오제(五帝)로 불리는 전설상의 제왕.
“중국이 1990년대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하상주 단대공정, 중화문명 탐원공정 등 신화를 역사로 가공하고 있는 역사고고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황제, 염제, 요, 순 등 전설 속의 임금들을 기념하는 거대한 ‘기억의 터전’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죠. 특히 벽화나 조상 등을 통해 황제를 역사화하려는 시도가 일면서 민족주의도 거세지고 있어요.”
중국신화 연구자로 연세대에서 강의를 하는 김선자박사(50)의 설명이다. 그는 기념비적 건축물 조성을 통한 신화의 역사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화 속 인물을 역사 속 영웅으로 탈바꿈하면서 중국 역사의 기원을 3000년 위로 올리고 중국 민족뿐 아니라 중국내에 거주하는 소수민족까지 황제의 자손으로 만들어, 결국은 황제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되었음을 강조하는 ‘신화민족주의’가 교묘히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가 펴낸 ‘황제신화-만들어진 민족주의’(책세상)는 전설 속의 인물이던 황제를 사관의 입장에서 처음 다룬 사마천에서 시작해 현재 진행중인 중국 내 역사고고프로젝트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국가주의고고학에 천착한 이학근 등 중국의 역사·고고학자들과 이를 비판하는 오예 등 중국내 역사고고학계의 새로운 동향도 싣고 있다.
“3년전에 ‘김선자의 중국신화이야기’를 출간하면서 전설 속의 나라로 여겨지던 하상주의 연대표를 만들려는 시도인 ‘하상주 단대공정’에 대해 소개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동북공정에만 집중해서, 이것이 어떤 밑그림 아래 이뤄지고 있는지 거의 소개가 돼 있지 않아요. 동북공정은 중화문명탐원공정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일 뿐입니다. 2000년대 이후 탐원공정이 시작되면서 중국에서 방대한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정작 우리나라 학자들은 이에 대한 어떤 견해나, 비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실상을 파악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역사학이나 고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서도 제가 나선 것은 이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대학시절 산해경에 빠져 시작한 중국신화 연구. 그는 신화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신화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세상 사람들이 다른 것의 존재를 인정하고 소수에 대한 배려를 통해 공존을 깨닫게 한다는 것이에요. 특히 소수민족 신화일수록 그런 힘을 엿볼 수 있죠.” 역사패권주의의 도구가 아니라 공존과 배려를 깨닫게 하는 신화.
그래서 그는 현재 중국 묘족의 시조로 숭앙받는 치우뿐 아니라 중국내 소수민족의 신화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