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아무 재능도 없는 사람은 없다”[‘다중지능’과 적성교육 전문가 정효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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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9.28 09:08:11
  • 조회: 589
세계 교육열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의 영광은 대한민국이 차지할 게 분명하다. 임신 때부터 ‘천재 아이를 낳는 법’ 등의 태교 책을 읽기 시작,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벽에 한글과 영어 카드를 붙여놓고 돌이 지나면 영재교육을 시작한다. 유치원 때부터 여러 개의 학원 사교육을 시키고 초등학교 때 이미 특목고 준비를 하며 성인들도 힘들다는 토익, 토플 공부도 시킨다. 집을 팔고 파출부 일을 해서라도 아이 학원비를 마련한다. 아이가 수험생이 되면 어머니들은 자녀의 매니저가 되어 24시간 관리하고 백일기도 등 갖은 정성을 다한다.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체력’ 등 3력이 갖춰져야 들어간다는 명문대학에 합격한 후에도 또 취직시험에 대비, 영어학원 등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따고 해외연수도 필수 코스. 취업난 시대에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직장에 들어가면 행복해야 정상인데 정작 각종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행복지수는 매우 낮고 특히 직장 만족도는 더더욱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은 1위다. 왜 그럴까.
“부모나 아이들 모두 자신의 재능이나 적성에 맞는 전공과 직업을 선택하지 않고 남들이 보기에 그럴 듯하거나 그 시대에 인기 있는 분야를 선택하기 때문이죠.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고 재능도 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면 흥미도 없고 그 분야에 적성을 보이는 이들에 비해 열등감을 느껴 좌절하기 쉽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재능 가운데 자신이 어떤 분야에 더 재능이 있고 부족한 점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알아야 합니다.”
‘다중지능’과 적성교육 전문가인 정효경 박사(교육벤처 회사 드림트리 대표)는 수시로 바뀌는 대학입시 제도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부모와 학생들에게 ‘적성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신이 ‘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오랫동안 방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하루 다섯시간 이상 피아노를 치면서 줄리아드 음대에 들어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음악은 그저 좋아하는 분야였을 뿐 자신에게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좌절감에 빠졌다. 연세대 영문과에 들어가 영어공부를 했지만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하버드 대학에 유학, 사회학 박사 학위를 딴 후에야 자신의 재능이 ‘경영 컨설팅’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 MIT에서 금융공학 MBA 과정을 마치고 미국 전략 컨설팅 회사인 AT 커니(Kearny) 등에서 일하며 재능을 인정 받고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느꼈단다. 30세가 넘어서야 자신의 적성을 발견한 셈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가드너 교수의 수업을 들으면서 지능과 적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인간지능을 논리·수학·언어·음악·공간지능·대인관계·자연탐구·자기이해 등 8가지로 분류해 부족한 재능을 보완하고 높은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다중지능의 핵심이죠.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을 많이 만나보니 그들은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했고, 유난히 대인관계 지능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2000년 귀국한 그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양성이라고 생각, 하버드대 동창들과 함께 교육 콘텐츠 회사인 메버릭을 설립했다. 그리고 다중지능이론을 쉽게 설명한 동화책을 펴내는 한편 영어 교육 학원도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중지능 테스트 적성검사 프로그램을 개발, 전문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 적성검사(www.yourjob.co.kr)는 초등학생용, 중·고생용, 성인용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테스트를 받는 데는 40분 정도, 조직검사는 5분 정도 소요된다. 비용은 학생용은 3만원, 성인용은 1만원. 테스트를 거치면 지능간에 편차가 커서 한두 가지 지능에 강한 특성이 보이는 스페셜리스트와 전반적으로 고른 점수를 보이는 제너럴리스트 등의 방향성이 나온다.
정박사는 “1000여건의 상담 결과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 막연한 적성은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이런 테스트가 몹시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워했다”고 전한다.
“부모가 한의사가 되길 희망했던 중학 2년생은 전형적인 공대 패턴을 보이고 조직 적응도가 높아 공대 전공으로 대기업 연구실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고 판단했고 부모도 동의했습니다. 또 부모가 경제학 박사나 행정고시 패스후 재경부 공무원을 시키고 싶어하는 고교생의 경우 논리수리는 보통이고 대인관계 지능은 너무 높았어요. 본인도 박사나 고시공부는 체질이 아니라고 해서 경영학 전공 후 소비재 산업의 마케팅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더니 부모와 학생 모두 만족해 하더군요. 이렇게 적성에 맞는 전공 과목을 택해 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면 그 분야에서도 인정을 받아 성공하게 됩니다.”
요즘은 한 직장에 들어가면 정년이 되도록 버티고, 또 한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일만 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진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인터넷과 관련된 이토록 다채로운 직업이 등장할 것을 누가 예상했을까. 그러기에 의사, 변호사 등 전형적이고 남들 보기에 그럴 듯한 직업만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행복하고 마음껏 재능을 발휘할 직업과 직장을 고르기 위해 다중지능 파악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정박사는 자신에게 있는 여러 가지 다중지능 가운데 강점과 약점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전략적 선택을 통해 자신이 불리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둘째, 조직 내에서 일정 기간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불리한 분야에서 일해야 할 상황이 와도 자기를 보완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동료나 부하로 두면서 팀플레이를 할 수 있으므로 직장에서 살아남아 출세하기에 유리하다. 또 약점을 알아야 보완을 해 실수를 줄인다. 스페셜리스트형이나 논리수리 지능이 높은 리더들은 기획분야나 전문분야에선 두각을 나타내지만 다양한 인재를 거느리려면 절대적으로 참을성을 기르면서 대인관계 지능을 계발해야 한다. 반면 논리수리지능은 그저 그렇지만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리더들은 대부분 영업실적 등을 통해 높은 자리에 오르는데 우수한 전문 스페셜리스트 인재들을 옆에 두고 특정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워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 경우가 그래요. 저는 논리적인 지능이 매우 뛰어나 연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재능을 발휘하지만 대인관계 지능은 썩 높지 않거든요. 그래서 사교적이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직원을 두고 그 사람들이 영업을 하도록 시키죠. 저 역시 부족한 면을 보완하려고 지금도 노력하죠.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또 아무 재능도 없는 사람도 없거든요.”
마냥 부럽기만한 하버드대 박사, MIT 대학원의 경영학석사 등 화려한 학벌과 CEO란 타이틀이 남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최근엔 학력 위조 의혹도 받아 괴롭다는 정효경 박사. 정박사는 “학벌은 일단 취직엔 유리할지 모르지만 회사에서 살아남거나 사업에 성공하는 데는 학벌보다 실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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