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대하’… 구이로, 찜으로 담백함에 빠졌다[제철 맛여행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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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9.19 0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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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9월에 잡히는 대하의 크기는 15㎝ 안짝이다. 어부의 그물을 피해서 계속 성장한다면 무려 30㎝ 넘는 크기까지 자라는 놈들도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30㎝짜리 자를 생각해 보라. 갑각류 큰 새우의 크기가 그 정도라면 부담스럽거나 무섭기까지 하다. 다행히도 우리가 먹는 대하의 크기는 보통 20㎝ 정도다.
9월 초순부터 서해안에서 잡히기 시작하는 대하는 4월에서 6월쯤에 태어난 것들이다. 산란을 마친 부모 새우들은 곧 세상을 떠나고, 새끼 대하들은 바다 수온의 상승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 가을 내내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자라고 겨울이 오면 연안을 떠나 깊은 바다로 들어가버린다. 그리고 2008년 봄이 되면 이들도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들의 일생은 인간 시계로 1년이다.
사람이 떠난 바다는 고요하고 한적할 것이라는 생각은 송창식의 노래 ‘철 지난 바닷가’와 연애소설에나 등장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서해와 남해안의 이름난 바닷가는 1년 내내 사람들로 붐빈다. 대하를 미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바다는 제부도, 안면도, 홍성, 거제도 등이다. 대하는 인터넷으로 구입해 집에서 해먹어도 좋지만 살아있는 대하를 달궈진 천일염에 올려 즉석에서 구워먹는 맛 여행을 떠나는 게 더욱 즐거운 일이다.
제부도는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IC에서 남양으로 나가 306번 국도를 달려 마도를 거쳐 309번 도로로 진입, 궁전회관을 지나면 나온다. 제부도는 바다가 갈라지는 곳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제부도와 서신면 송교리 구간사이 2.3㎞의 물길이 썰물 때마다 갈라져 신비로운 산책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바위, 2.5㎞의 백사장에서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대하 맛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면 먼저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을 확인하고 출발해야 두 배의 기쁨을 즐길 수 있다. 국립해양연구원 www.nori.go.kr에 들어가 해양자료실-바다갈라짐-제부도를 클릭하면 그날그날의 바다 갈라짐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안면도에서는 9월 말 또는 10월 중에 백사장 대하축제가 열린다. 갓 잡아 온 대하를 즉석에서 해먹고, 축제 기간에 늘 따라다니는 가수들의 공연, 풍물놀이 등이 진행된다. 작년의 경우 행사 기간 동안 10만명 이상이 이곳을 다녀갔다. 즐거운 불편함이 그려진다. 그래서 여행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축제 기간을 피해 조금 앞서서 제철 맛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어차피 대하는 올라오기 시작했고, 오늘 당장 여행을 떠나도 산지 대하 맛을 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안면도는 대하 외에도 각종 해산물의 천국이며 백사장, 안면, 방포, 꽃지, 장삼, 삼봉, 장돌, 두여, 기지포, 밧개, 샛별, 바람아래 해수욕장 등 소나무 숲을 병풍처럼 간직하고 있는 해수욕장과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도수목원지구, 아산정원 등 안면도의 전통 소나무를 주제로 한 숲과 정원 시설도 잘 조성되어 있다. 또한 전국적인 여행지답게 시설과 풍광이 좋은 펜션도 많이 있다.
홍성도 좋은 대하 여행지이다.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은 우리나라 자연산 대하 최대의 집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대하뿐 아니라 우럭, 광어, 농어 등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남당항에서도 9월 말에서 10월 중에 대하축제를 열고 있다. 남당항을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또는 홍성IC로 나가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홍성군은 해안과 산악지대가 공존하는 좋은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아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남당항에서 대하를 맛보고 가을 억새가 아름다운 오서산,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 김좌진 장군·한용운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의 생가, 광천 토굴 새우젓,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 석양 등 먹거리 이상의 여행 맛을 즐길 수 있다.
대하는 산 채로 구워먹는 게 제일 맛있다는 것이 대하 애호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즉 천일염을 뜨겁게 달구어 그 위에 살아있는 대하를 올려 굽는 조리법인데 산 채로 불소금 위로 던져진 대하가 몸부림치면서 천일염이 흩어지고, 그 와중에 대하의 몸에 구워진 천일염이 자연스럽게 묻혀지면서 대하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짐과 동시에 간이 되는 효과까지 있어서 누구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단 대하가 퍼덕거리다 튀어나가기 일쑤여서 불소금 위에 새우를 올리자마자 무거운 유리 뚜껑을 잽싸게 덮어줘야 한다.
산지 여행이 쉽지 않은 사람은 인터넷으로 생물 대하 또는 냉동 대하를 택배로 구입해서 먹을 수 있다. 이 경우 생물이든 냉동이든 이미 죽은 대하이긴 하지만 생물의 경우 집에 도착하면 바로 초장을 찍어먹어도 될 정도로 신선도가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대하소금구이를 할 때는 대하를 깨끗이 씻어서 등 쪽에 있는 내장을 꺼낸 다음 천일염 한 컵을 깔아놓은 팬에 올린다. 그리고 다시 대하를 소금으로 덮어준다. 팬을 그릴이나 오븐 또는 전자레인지에 10분 정도 구우면 된다. 또는 소금을 팬에 올려 뜨겁게 달군 뒤 대하를 올리고 다시 10분 정도 구워도 맛있다.
대하찜은 대하(10마리)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후 찬물에 양파, 청주를 붓고 끓인다. 소금과 대하를 넣은 뒤 바로 불을 끄고 7분 후 대하를 건져 껍질을 벗기고 살코기를 납작하게 썰어준다. 한편 사태 200g은 양파, 마늘, 생강, 청주, 간장과 함께 찬물에 넣고 삶아준다. 오이는 씨를 빼고 채 썰어 소금물에 절였다 참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볶아둔다. 밤은 껍질을 완전히 벗겨 납작하게 썬다. 다진 잣, 육수, 겨자, 흰후추, 갠 겨자, 참기름 등으로 만든 소스로 이 모든 것을 버무리고 차게 만든 다음 먹으면 된다. 대하찜에는 화이트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대하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즐겨먹는 음식이고 풍부한 단백질, 지방, 철분, 칼슘, 비타민 등 영양가도 골고루 들어있어서 가을 영양식으로도 손색없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으며, 꼭 먹고 싶다면 구이보다는 야채가 듬뿍 들어간 찜 요리가 무난하다. 구이를 먹을 때도 오이 등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야채와 함께 먹으면 나쁘지 않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은 사람은 부담없이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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