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경주new ‘황홀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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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9.14 09:12:40
  • 조회: 298
30년 전 부모님 신혼여행 때나, 10년 전 수학여행 때나, 1년 전 가족여행이나 경주는 언제나 그대로였다. 두 번째 가면 심심한 도시, 그 경주가 올해 달라졌다. 오는 7일 82m 높이의 초고층 전망대 경주타워가 개장한다. 황룡사 구층목탑이 불에 탄 1238년 이후 800여 년 만에 경주에 세워진 가장 높은 건물이다. 지난 3월엔 역사 테마파크 ‘신라 밀레니엄 파크’가 문을 열었다. 1985년 도투락월드(현 경주월드) 개장 후 20여 년 만에 처음 들어서는 테마파크다. 경주의 지도를 바꾸고 있는 최신 시설물들을 둘러봤다.
▲경주타워와 엑스포공원
경주타워가 들어선 곳은 보문단지 내 세계문화엑스포공원. 7일부터 10월26일까지 열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이다. 쌓아올리는 대신 비워서 형태를 만들었다. 빌딩 한가운데를 황룡사 구층목탑의 실제 크기와 모양대로 뚫었다. 빌딩 높이 82m, 탑 높이 68m. 지금도 아찔한 30층 아파트 높이인데, 바닥에 붙다시피한 집들밖에 없던 645년 창건 당시엔 얼마나 대단했을까. 보문단지 어디서나 보인다. 2004년 11월 착공해 지난해 8월 완공했다. 경주 건축가 이종수씨의 작품이다.
타워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다. 한쪽 면이 유리창이어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창가에 다가서면 보문단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실내는 망원경도, 기념품 가게도, 매점도 없이 그냥 텅 빈 공간. 중간에 타워 아래까지 뚫린 공간이 있다. 아찔하다. 전경은 낮보다 밤이 근사하다. 탑 주변에 밝은 조명이 들어와 탑의 모습이 새카맣게 도드라진다. 엑스포 기간엔 탑과 허공을 스크린 삼아 레이저와 조명을 쏘는 멀티미디어쇼가 열린다. 매일 오후 8시부터 15분간이다.
엑스포문화센터는 경주타워와 함께 올 엑스포의 핵심 시설이다. 두 건물에만 440억원이 들었다. 기와 대신 돔을 얹은 디자인이 모던하다. 바코드처럼 보이는 정면 유리벽 디자인은 신라 56대 각 왕의 재위기간에 맞춰 시트지를 잘라 붙인 것. 엑스포 기간 동안 백남준 특별전이 열린다. 엑스포준비위가 98년 구입한 ‘백팔번뇌’를 비롯해 스케치, 유화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1층 로비에 걸려 있는 명화 복제 수십점은 전체 전시와 격이 맞지 않는 듯.
안압지·포석정·계림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조성했다는 ‘왕경림’은 아직 숲보다는 공원에 가까웠다. 5만5000여평에 4만그루의 꽃과 나무를 심었다는데, 꽃은 피지 않았고 나무는 허약했다. 19억원을 들인 3차원 입체영상 ‘토우대장 차차’는 꽤 볼 만했다. 교과서 속 토우에 생명을 불어넣은 설정, 눈 앞에서 불이 날아다니는 듯한 영상도 실감났다. 엑스포가 열리면 월드비보이페스티벌을 비롯한 40여개의 크고 작은 공연도 볼 수 있다.
경주타워·엑스포문화센터는 엑스포 입장권을 구입해야 구경할 수 있다.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8000원. 경주타워, 백남준 전시회, 입체 영상, 공연 1~2편을 본다고 생각하면 비싸다고 할 수 없다. 각 시설은 엑스포 폐막 후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www.cultureexpo.or.kr
▲신라 밀레니엄파크
‘민속촌’ 신라 버전. 공연장 겸 체험공방 겸 세트장이다. 보문단지 교육문화회관호텔 옆, 엑스포공원 맞은 편에 있다. 전체 5만5000평으로 꼼꼼히 둘러보려면 서너 시간은 잡아야 한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4대 도시’는 8세기의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 당나라 장안을 재현해 놓은 곳. 중국풍 정자와 빛바랜 기둥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가 좋다. ‘비말지’는 아이들이 좋아할 듯한 동굴 터널. 물방울이 날리고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신라 가옥을 계급별로 정리한 ‘천년고도’도 볼 만하다. ‘태조왕건’이나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엔 없는 침대, 탁자, 도자기 의자, 유리컵 등이 놓여 있다. 공방은 유리공예, 고추장 만들기, 칠보공예 등을 해볼 수 있는 곳. 미리 만들어 놓은 재료에 붙이거나 색칠만 하면 된다. 휴대전화 줄 만들기는 5000원 정도다.
밀레니엄파크가 자랑하는 것은 하루 3편, 30분씩 펼쳐지는 공연이다. 연못 무대에서 펼쳐지는 ‘천궤의 비밀’을 봤다. 불꽃이 날고, 배가 침몰하고, 성벽문이 움직이는 특수 효과는 볼 만했지만 줄거리는 빈약했다. ‘당나라의 침략을 받은 신라를 하늘이 내린 화랑 미시랑이 구원한다’는 이야기다. 선덕여왕과 백제장군의 로맨스를 다룬 저녁 공연 ‘여왕의 눈물’도 역사성이 없다. 당시 서라벌이 콘스탄티노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도시였다는 설정도 지나치게 ‘애국적’이다.
‘전통특급호텔’을 표방한 ‘라궁’은 객실마다 노천온천이 딸린 ‘풀빌라’다. 소파 대신 방석과 다탁을 놓고, 가구에 금관 문양을 붙여 분위기를 냈다. 욕실 용품은 아베다를 쓴다. 딜럭스룸 24평, 스위트룸 28평으로 널찍하다. 숙박비에 저녁·아침 한정식 식사, 파크 입장권이 포함돼 있다. 한사람에 딜럭스 15만원, 스위트 20만원. 초등학생까지는 반값이다. 시설을 감안하면 무리한 가격은 아니지만, 하룻밤 30만~40만원은 부담스럽다. 밀레니엄파크 입장료도 마찬가지다.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2000원은 관광객들이 선뜻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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